美법원 ‘뒤집기 판결’로 힘 잃어가는 SEC 논리
프랭클린템플턴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도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내년 1분기 이전에 무리 없이 승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약 200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프랭클린템플턴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는 평가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미 법원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결정하면서 SEC의 논리가 힘을 잃고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보유한 4조원 이상의 가상화폐가 시장에 나오면 수급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비트코인은 FTX 보유 가상자산 매각 가능성 소식에 지난 11일에는 3개월 만에 2만5000달러 아래까지 내리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 지방 파산법원은 지난 13일 FTX 측이 신청한 가상자산 매각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FTX는 보유 중인 가상화폐를 시장에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솔라나가 12억 달러(약 1조5900억원)로 가장 많고,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과 시총 2위 이더리움도 각각 5억6000만 달러(약 7440억원)와 1억9200만 달러(약 2550억원)에 달한다.
다만, FTX발 수급 이슈는 후폭풍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욱 연구원은 "(FTX 보유 가상화폐는 한 번에 시장에 나오지는 않고) 최대 5000만~1억 달러의 자산을 매각할 수 있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경우 시가총액이나 일일 거래량을 고려했을 때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미국 정부는 ‘실크로드’ 해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 중 5만 비트코인을 연내 매도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미 매도 진행 중"이라며 "파산한 거래소 마운트곡스에 묶여 있던 비트코인의 상환이 10월 말부터 시작될 수 있어 상환받은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긍정적인 수급 신호도 포착됐다. 미 법원이 SEC의 현물 ETF 승인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결정하고 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경쟁에 합류하면서다. 홍 연구원은 "프랭클린템플턴은 미 국채 펀드를 블록체인에서 출시하는 등 관련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라고 주목했다.
최근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는 흐름에 대해선 "현재 시점에서 비트코인 현물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투자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갈 시 비트코인 현물을 아웃퍼폼할 가능성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