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어떻게 이렇게 하루 만에 호재가 쏟아져 나오죠?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온라인 삼성전자 종목토론방)
삼성전자 주가가 단숨에 ‘7만전자’ 고지에 복귀했다. 1일 하루에만 주가가 6% 넘게 급등하면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개발용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세에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3% 상승한 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하루 만에 주가가 4100원이나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대에 오른 것은 지난 달 1일(7만1100원) 이후 정확히 한 달 만이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가엔 호재가 이어졌다.
장 시작 전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총괄 마케팅팀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전·IT 전시회 ‘IFA 2023’ 개막에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갤럭시 Z플립5·폴드5가 유럽 초기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유럽 판매량이 연 기준으로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뛰어넘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6만6800원으로 장을 시작함과 동시에 급등하며 7만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고 올랐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업계 최대 용량인 32기가바이트(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차익 실현 매물 출회에 따른 주가 하방 리스크를 막아줬다.
그러던 삼성전자 주가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한다는 보도가 나온 오후 2시께부터 7만원 대를 돌파해 추가 상승했다.
AI붐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랠리 속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만은 ‘박스권’에 갇힌 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상황이었는데, HBM과 관련된 구체적인 수주 소식은 주가의 추가 상승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엔비디아의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과 동시에 공급계약도 맺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HBM3를 SK하이닉스로부터 독점 공급받았다.
삼성전자는 AMD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뚫으면서 글로벌 HBM 시장에서 기존 1위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점유율 50% 선을 먼저 돌파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HBM3 공급을 계기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눈높이 역시 더 높아졌다. 외국계 씨티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편, 엔비디아에 대한 HBM3 독점 공급 지위를 잃게 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9% 하락한 1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