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축 시 주요 고려사항

슬래브 얇은 노후단지일수록 취약

기술력 있지만 경제성 등이 발목

층간소음에 칼부림까지 나더니…고급 마감재 보다 소음방지가 더 중요!  [부동산360]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새 아파트 수요자, 신축을 짓는 정비사업장 사이에서 ‘층간소음’ 방지가 내집 마련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정비조합 내에선 설계 단계에서 주차공간보다도 층간소음 방지를 희망하는 의견이 나오고,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층간소음 차단 성능 등을 전문적으로 따져보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 재개발 조합은 기본 설계 반영을 위한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층간소음에 대한 조합원들의 높은 관심이 드러났다. 설문조사 내 ‘아파트 건축 시 고려 사항’을 묻는 항목에 대한 최다 답변으로 ‘마감재 고급화’(16.3%), ‘주차 공간’(8.3%) 등을 제치고 ‘층간소음’(33.6%)이 자리했다. ‘아파트 설계 시 중점 사항’을 묻는 질문에도 ‘단위세대’(14.6%), ‘마감재’(10.2%) 등이 아닌 ‘층간소음’(24.8%)을 꼽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선호도 조사를 추가 진행해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이 주거 만족도를 좌우하다 보니 정비사업장에선 층간소음에 강한 구조, 최신 바닥슬래브 기술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수도권 아파트 노후도가 심화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낡은 아파트일수록 슬래브(콘크리트판) 두께가 얇은 경우가 많아서다. 건설업계에선 층간소음 방지의 핵심은 가구 내 천장이면서 바닥인 슬래브 두께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4년 슬래브 두께 210㎜ 이상 의무화를 시행하기 전에 지은 아파트들은 종전의 최소 기준(180㎜)만 충족한 경우가 많았다. 건설을 마친 아파트의 사용 승인을 받기 전에, 바닥충격음 수준을 종전보다 깐깐해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바닥충격음 사후 확인제도’가 시행된 지도 불과 1년여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낡은 아파트와는 차별화 된 층간소음 방지가 신축의 빼놓을 수 없는 요건으로 꼽히는 분위기다. 일반 수요자들도 층간소음 등급 등을 따지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청약 수요자 A씨는 “최근 화제인 분양 예정 단지의 모집 공고를 확인하니 중량충격음 차단 성능이 고작 4등급이었다”며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저렴한 분양가도 아닌데 윗집에 어린아이들이라도 살면 시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층간소음 방지 수준을 더 높이려면 최신 기술·고급 자재가 필요해 비용 등은 걸림돌일 수 있다. 김경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층간소음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콘크리트 두께를 늘리는 게 아니라 그 방법이 경제적인지, 시공성이 괜찮은지, 재료와 공법 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접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그간 층간소음에 더 강하다고 여겨진 무량판 공법과 벽식 아파트의 층간소음 방지 성능이 대동소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벽식 구조 아파트는 슬래브에서 기둥으로 소음이 타고 내려와, 수평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보다 층간소음에 더 취약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 벽식 구조가 슬래브 두께가 비슷하면 층간소음 수준도 외부 요인이 아닌 이상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구조를 어떻게 구성했느냐에 따라 편차는 생기겠지만 일반적으로 벽식과 무량판 구조 간 층간소음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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