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대첩축제 SNS]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순신 장군과 명량대첩을 기리는 '2023 명량대첩축제'에 일본인 흉내를 내는 개그맨 '다나카'(본명 김경욱)가 출연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하는 측은 축제 성격상 일본인 흉내를 내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이 적합하냐고 지적하는데, 정작 해당 개그맨은 '독도는 한국땅이다', '(일본인 '다나카'로서)이순신 장군은 무섭다'고 말하는 등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누구보다 뚜렷하게 드러내온 바 있어 과도한 트집잡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이 확산하자 주최 측은 해당 개그맨의 출연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명량대첩축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내달 8일 있을 명량대첩 축제 축하쇼에 다나카 유키오를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할 계획이었다.

다나카는 한국인 개그맨 김경욱이 일본인인 것처럼 설정하고 행세하는 이른바 '부캐'(실제와는 다른 가상 캐릭터)로 온라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도 '명량! 축하쇼에서 함께 즐길 준비 되어있으므니까'라고 일본식 발음으로 홍보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이 '명량대첩축제에 일본인 콘셉트 연예인을 초청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등 비판을 제기했고,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나 일본인 흉내를 냈다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반론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다나카는 일본인 흉내를 내면서도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말하거나,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를 무서워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또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을 공포영화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 한일간의 논쟁적인 이슈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한국적인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며, 이를 개그코드로 승화해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주최 측 역시 입장문을 내고 그같은 섭외 취지를 설명하며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있었으나 젊은 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고, 반전 기획을 통해 애국을 표현하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다만 추최측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재검토하겠다"며 "즐겁고 유익해야 할 축제에 많은 분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와 SNS상 관련 홍보 글은 모두 삭제되거나 비공개 처리됐다.

명량대첩축제는 1597년 9월 16일 이순신 장군이 전라도 어민과 열세한 조선 수군으로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친 '명량대첩'을 기리기 위해 2008년부터 개최돼 왔다.

올해는 내달 8일부터 10일까지 울돌목이 위치한 전남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와 진도군 녹진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