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IPO 시장에 주담대 리스크까지…어려워진 케이뱅크 연내 상장[머니뭐니]
케이뱅크 전경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한때 공모주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해 내 재도전했다고 공언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중국 부동산 침체 등 매크로 환경 불안에 코스피 지수가 2500선까지 밀리는 등 자본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직면한 경영상황도 상장 추진에 우호적이지 않다. 서호성 은행장의 임기가 석달여밖에 남지 않은 것도 변수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의 성장 지표로 꼽히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당국이 제동을 걸기 시작하는 등 공격적으로 성장성을 입증하기에도 쉽지 않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월 20일 신규상장 공모를 철회한 이후 현재까지 다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올해 2월 돌연 신규상장을 철회했다. 올해에는 그간 주목받던 대어급 종목들이 수요예측에서 부진하는 등 시장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줄줄이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각종 핀테크 기업들이 상장했던 때와는 시장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은 코스피에에서도 공모주가 나왔지만 애초 전망되던 시가총액을 크게 밑도는 등 투자자들의 반응이 차가운 상태다. 아울러 중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불안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이달 초 2660을 넘겼던 코스피 지수는 2510선(22일 기준)까지 밀렸다.

주식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자 시장 안팎에선 사실상 케이뱅크의 연내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기업신용평가사의 고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업환경이 좋지 않아 상장을 하기에 좋은 상황이 아니다”며 “한편 케이뱅크가 상장을 하지 않으면 주주가 증자를 해야되는데 주주도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추가 증자가 어렵고), 회사는 IPO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업실적도 상장 추진에 나서기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지난 상반기 당기순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457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48% 성장해 1838억원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와는 상반된 행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실적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270%대 순이익 성장률을 보이는 등 증권 시장에서 매력적인 경영성과를 자랑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충당금전입액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며 당기순익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않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규모 급증을 두고 철저한 현장검사를 예고했다.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공급’이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리스크가 적은 담보대출을 너무 많이 취급한다며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금리로 주담대 규모를 넓혀가던 호시절도 조만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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