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혁신위원회가 화수분처럼 쏟아낸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등 쇄신안을 놓고 당 내홍이 촉발된 데 이어, ‘노인 폄하 논란’ 등 김은경 위원장의 설익은 발언들로 수차례 상대 진영의 역공 빌미를 제공하면서다. 당 지도부가 민심 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을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 휴가 중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채 혁신위와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3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최근 노인 폄하 논란을 자초한 것을 두고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노년층 표심을 극도로 위축시키는 대형 실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수차례 논란으로 ‘식물 혁신위’라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한달여 앞둔 활동기한 전 ‘조기 해체론’마저 고개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결국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죄 말씀을 드린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존중하고,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뒤늦은 사과에도 8월 국회 휴지기에 불필요한 논쟁을 자체 생성하면서 국민 피로도를 크게 높였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도 여름휴가에 돌입한 상태로, 정쟁을 최소화하고 향후 국정 구상에 골몰해야 하는 시기 당력을 크게 소모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의 논란의 발언 직후부터 며칠째 역풍 진화에 진땀을 뺐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수명에 따라 비례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당 지지율이 최근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설상가상 노년층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여당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본인보다 앞서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모든 구성원은 세대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은 삼가할 것”이라며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김 위원장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한노인회를 찾아 직접 사과했다.

앞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과 혁신위원인 이해식 의원도 전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했다. 또 김 위원장 발언을 옹호하려다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는 말로 논란을 다시 불붙인 양이원영 의원도 대한노인회에서 사죄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이슈와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김 위원장 측에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휴가 중 직접 사과 표명 등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대한노인회가 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직접 찾아와 사과하라고 주장했지만, 현재로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한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혁신위는 지도부와 별도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대표가 우려를 전달하거나 또는 다른 메시지가 나온다면 ‘비호 논란’ 등 또 다른 설왕설래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은 일단 혁신위와 거리를 둔 상태로, 혁신위가 직접 예의를 갖춰 오해를 풀고 논란을 해소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진·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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