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 100 돌파

7월 서울 100.8, 경기 102.2 기록

전세 물건 1월보다 40% 이상 줄어

전세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중개업자 절반 이상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에 대해 상승한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오르면 올 하반기 주택시장을 흔들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지던 ‘역전세난’이 완화하면서 주택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7월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이하 ’전세전망지수‘)’가 100.8을 기록해 14개월 만에 다시 100 위로 올라섰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회원 중개업소를 상대로 전셋값 전망을 물어 작성하는 것으로 0~200 범위에서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대답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 위로 올라간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로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 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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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실 창문에 아파트 급매물과 상가 임대 등 현황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 전세전망지수는 이달 102.2를 기록해 지난달(101.0)에 이허 두 달 연속 100 이상을 기록했다. 1.1포인트 높아지면서 전셋값 상승 전망을 전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은 아직 100 위로 올라오진 못했지만 상승을 예상하는 중개업자들이 계속 많아지는 추세다. 이달 96.9를 기록해 전월(93.4) 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전셋값 상승을 전망하는 중개업자들이 늘고 있는 건 전세 물건 감소세와도 관련이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시내 중개업소에 나온 아파트 전세 물건이 올 1월 5만4000여개에서 현재(7월25일 기준) 3만1975개로 40% 정도 줄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1월 6만9000여개까지 나와 있던 전세 물건이 현재 3만7149개로 45%나 감소했다.

정부가 이달 27일부터 역전세난 대책으로 시행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도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주인들이 역전세난 때문에 자금이 필요해 무리해서 집을 팔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급매물이 줄면서 매매시장이 안정되고, 전세도 전세자금 미반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안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5.01%로 2019년 9월(5%) 이후 46개월만에 5%를 넘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은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이율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23%, 경기도는 5.26%, 인천은 5.66%까지 올랐다. 작년 3%대까지 떨어졌던 전월세전환율이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이젠 상황이 역전됐다. 올 들어 금리가 안정되면서 시중은행 전세대출금리는 3.5%에서 4.3%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젠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것(전월세전환율)보다 전세대출 금리가 더 싸졌다.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에 사는 게 월세 거주보다 유리한 환경이니 임대시장에 전세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세 번째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는 0.07% 상승해 9주 연속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도 0.07% 뛰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인천은 보합(0%)으로 바뀌면서 하락세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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