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 식품인 라면은 13.1% 급등했습니다.”

최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는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고물가를 내세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를 인용하면서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작년 11월 잠시 하락한 이후 12월부터 6개월 연속 우상향했다. 이 가운데 라면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2월 1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 대변인은 “라면은 서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요긴한 식량자원”이라며 “민생경제 활력과 서민생활 지원을 위한 과감한 추경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한 목소리로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에서 “지난달까지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다. 27년 만에 최악의 불황”이라며 “추경 편성도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같은 날 “대기업의 법인세·자산세 세입 규모는 지난해보다 30%가 줄었는데 근로소득세는 똑같다”며 “폭염 속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추경을 최우선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추경의 법적 근거는 헌법과 국가재정법에 있다. 정부는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단위로 나라의 수입과 지출계획을 짜고 이에 따라 재정활동을 한다. 연도 중에 이 계획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경우 추경을 편성한다. 추경은 ▷세입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거나 ▷예기치 못한 지출요인이 생겼을 때 편성해 국회 동의를 받아 집행한다.

주로 가뭄이나 장마철 홍수로 인한 수해 등 자연재해를 복구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한다.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구조조정과 실업대책 재원 확보를 위해 추경이 집행됐다.

민주당의 추경 주장을 요약하면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졌는데, 물가는 올라 생활이 팍팍해졌기 때문에, 정부가 곳간을 열어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외경제 환경 그리고 국내 경제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얽힌 경기는 재정지원을 통해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얇아진 국민들의 지갑을 채워 소비력을 높여주는 일은 정책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코로나19 긴급생활지원금이 대표적인 예다.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추경은 ‘단기 처방’이다. 문제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세에 대응하는 대증요법인 셈이다. 오히려 추경은 통화량을 증가시켜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해외 원재료 수입가격이 주도했다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추경이 실시될 경우 국내 유동성이라는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추경에 대한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은 아직 없다”며 “일단 추경 논의를 띄우기 위해서라도 (추경)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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