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그의 가족들. 디샌티스 뒤로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가 노란색과 금색이 섞인 긴 드레스를 입고 자녀들과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로이터]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그의 가족들. 디샌티스 뒤로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가 노란색과 금색이 섞인 긴 드레스를 입고 자녀들과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해 미 중간선거가 열린 11월 8일. 일찌감치 재선을 확정지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템파에서 열린 ‘축하의 밤’ 행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제 큰 싸움을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대권’이라는 더 큰 정치적 목표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재선의 기쁨과 대권을 향한 포부가 공존했던 그 순간, 디샌티스의 옆을 지킨 것은 ‘눈부신 드레스’를 입은 그의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이하 케이시)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지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그의 배우자인 케이시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 앵커 출신이자, 세 아이의 엄마이며, 유방암 생존자이기도 한 그는 공식 석상에서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패션을 선보이며 단숨에 경선 레이스의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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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의 대권 출마와 동시에 미 언론들은 케이시의 패션에 숨겨진 ‘메시지’에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케이시를 ‘주연’인 디샌티스보다 더 주목받는 ‘조연’이라고 표현하면서 “케이시는 재선의 밤 축하행사에서부터 1월에 열린 취임식, 일본 방문 등에서 모두 디샌티스 옆을 지키며, 시각적인 것이 어떻게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독 주목을 받고 있는 케이시가 패션을 통해서 자신의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효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론 본진 공화당 전략가는 “케이시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서 “여론와 언론의 관심을 활용해 어떻게 효과를 극대화할 지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재선 축하 행사에서 케이시는 금빛이 반짝이는 노란색의 긴 원숄더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유독 눈에 띄게 화려했던 케이시의 옷차림을 본 당시 여론은 “마치 국빈 만찬에 가는 사람 같다”고 했다.

지난 1월 주지사 취임식에 참석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가족들.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가 망토가 달린 민트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로이터]
지난 1월 주지사 취임식에 참석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가족들. 아내 케이시 디샌티스가 망토가 달린 민트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 [로이터]

이후 케이시가 공개 석상에서 선보인 패션에 담긴 메시지는 이전과 사뭇 다르게 해석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디샌티스의 취임식에 그는 망토가 달린 민트색의 드레스와 장갑 차림으로 등장했다. 언론에서는 그가 착용한 장갑에 주목하며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와 닮아있다는 평가들이 흘러나왔다.

이후 3월 공개 석상에서 그는 또다시 밝은 분홍색 드레스에 장갑을 끼고 나타났고, 언론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추측에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대권을 향한 야망이 담긴 옷차림인 동시에 케네디가의 전통과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유명 의상디자이너인 톰 브로커는 “케이시는 영부인이 되기 위해 옷을 입고 있다”면서 “모든 것의 뒤에는 많은 의도와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NYT는 “1월 취임식 이후 케이시의 의상은 부부의 야망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의 옷차림의 색깔과 형태, 장갑은 케네디 시대를 그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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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케이시의 패션 스타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이하 멜라니아)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멜라니아가 주로 명품 브랜드의 옷을 입은 반면, 케이시의 옷은 대부분 일반 대중들이 접근 가능한 브랜드의 기성제품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될수록 선거를 지원하기 위한 케이시의 공개적 행보도 많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케이시가 가진 ‘경쟁력’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포스트는 케이시를 “디샌티스의 비밀 병기”라고 칭하며 “그는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참모였던 선거 전략가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사람들은 단순히 정치적 인물이 아닌 ‘사람’으로서 후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서 “배우자는 그 큰 그림을 채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