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 개장 기념 작품 '슈즈트리'가 여러 논란 끝에 철거되고 있다. 2017.5.29. [연합]
서울로7017 개장 기념 작품 '슈즈트리'가 여러 논란 끝에 철거되고 있다. 2017.5.29.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세계적 권위의 정원박람회인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차지한 황지해(47) 작가가 6년 전 서울 한복판에 설치했던 공공미술작품이 흉물 논란 끝에 철거된 과거가 재조명 받고 있다.

황 작가는 지난 2017년 5월 '서울로 7017' 개장에 맞춰 폐신발 3만 켤레로 이루어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미술 작품 '슈즈트리'를 서울역 광장에 전시했다. 폐기 처분 될 신발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작품으로, 서울시는 철거 위기에 놓였던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정원으로 재생하는 서울로 개장에 맞춰 해당 전시를 기획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부터 작품 주재료가 된 폐신발과 폐타이어 등이 흉측해 보인다는 시민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작품의 지지대 대여와 조명 설치 등에 서울시가 1억원 이상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세금 낭비 논란도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작가는 "서울역 고가를 녹색 숲으로 재생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 일환으로 참여했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화 거리인 서울역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역사성을 되새기고, 서울로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모을 수 있는 곳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작품 취지를 설명했지만 결국 전시 9일 만에 작품이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 영국에서 찰스(찰스 3세 국왕)에게 칭송을 받고 금상을 수상한 작가가 바로 2017년 몰지각한 대중과 일부 몰지각한 언론 때문에 설치 9일 만에 철거되면서 '1억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까지 받았던, 서울역 신발 설치 작업을 했던 그 작가"라며 황 작가의 과거를 소환해 위로했다.

2017년 서울로 7017개관을 기념해 서울시가 임시로 설치했던 공공미술작품 ‘슈즈트리’. [연합]
2017년 서울로 7017개관을 기념해 서울시가 임시로 설치했던 공공미술작품 ‘슈즈트리’. [연합]

앞서 황 작가는 지난 22일 개막한 영국 대표 정원·원예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에 지리산에서 영감을 얻은 정원 '백만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A Letter from a Million Years Past)를 출품해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첼시 플라워쇼의 ‘쇼 가든’ 부문 12개 출전 작품 중 유일한 해외 작품으로 찰스 3세 국왕이 정원을 둘러보고 크게 감탄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찰스 3세는 예정과 달리 정원 안까지 둘러보고 마지막엔 황 작가의 요청에 포옹을 해 주기도 했다.

앞서 그는 2012년 첼시 플라워쇼에서 'DMZ:금지된 정원'으로 쇼 가든 부문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상을 동시에 받으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에는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한 '해우소'로 처음 출품해서 규모가 작은 아티즈 가든 부문에서 금상과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황 작가는 1976년 전남 곡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환경 미술 현장에서 일하다가 정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국 첼시플라워쇼 ‘K-가든’을 관람한 찰스 3세 국왕이 대한민국 황지해 작가와 포옹하고 있다. [황지해 제공]
영국 첼시플라워쇼 ‘K-가든’을 관람한 찰스 3세 국왕이 대한민국 황지해 작가와 포옹하고 있다. [황지해 제공]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