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참가자는 머리쪽이 6도 아래로 기울어진 침대 위에서 60일간 생활해야한다. 식사, 샤워,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이 자세를 유지해야한다. [ESA]
연구 참가자는 머리쪽이 6도 아래로 기울어진 침대 위에서 60일간 생활해야한다. 식사, 샤워,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이 자세를 유지해야한다. [ES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두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하면 2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세상 편할 것 같은 꿈의 일자리는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은 우주에서 인체가 경험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 중력을 이용한 침상 안정 및 사이클링 운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참가자에게 이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단 참가자는 신체 건강한 20~45세 남성 12명 뿐이다.

참가자들은 연구 기간 중 60일 동안 침대에만 누워 있어야 한다. 단순한 침대가 아니다. 머리 쪽이 수평보다 6도 아래로 기울어져있다. 침대는 돌기도 한다. 식사는 물론, 샤워, 화장실까지 전 과정 동안 어깨를 침상에 딱 붙인 자세를 유지해야한다. 수평으로 누워서 자전거를 돌리는 일도 있다.

우주의 미세 중력 상태에서 인체가 겪는 변화에 대응하는 연구 이미지. [ESA]
우주의 미세 중력 상태에서 인체가 겪는 변화에 대응하는 연구 이미지. [ESA]

이들은 그 대가로 각 1만8000유로(한화 2564만원)씩 받는다.

ESA가 사람들을 침대에 계속 누워 있도록 한 것은 우주의 미세 중력 상태에서 인체가 겪는 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사람이 계속 누워 있으면 혈액이 머리로 흐르고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 약해진다. 이는 우주비행사들이 지구 밖에서 실제로 겪는 일이다. 자전거 돌리기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일상으로 하는 운동이어서 이번 연구에도 포함됐다.

과학자들은 이전에도 실험 참가자들을 장기간 침대에 눕혀 놓고 신체 변화를 연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는 오는 7월까지 88일간 진행된다. 후속 연구는 내년 1~4월로 잡혔다.

ESA는 “이번 실험과 같은 우주의학 연구는 지구의 환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우주에서 얻은 결과는 노인과 근골격계 질환, 골다공증 환자를 위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