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P, 예브게니 프리고진 인터뷰 보도

러시아 부유층·기득권 경고…“군인, 대중들 1917년 혁명 재현할 수도”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AP]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전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러시아명 아르툐몹스크) 점령을 주도했던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이 러시아는 1917년 혁명과 유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부유층과 기득권 엘리트들을 향해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발 뺀 자세로는 1917년 2월과 10월에 군인과 대중이 들고 일어났던 혁명의 시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처럼 전체주의 국가가 되어야한다고도 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출신 친러 정치전문가 콘스탄틴 돌고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실패해 "러시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생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바그너그룹 사옥 정문. [로이터]
러시아 생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바그너그룹 사옥 정문. [로이터]

프리고진은 "우리는 계엄령을 도입하고, 새로운 동원령을 발표해 탄약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투입해야 한다"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몇년간 북한처럼 국경을 닫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야한다"고 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의 딸이 약혼자와 함께 두바이에서 휴가를 즐기는 장면이 목격된 것을 언급하며, 대중은 러시아의 부유층과 기득권의 호화로운 생활에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군인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고 대중들도 따르면 1917년처럼 혁명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뒤 떠나는 모습이다. [로이터]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뒤 떠나는 모습이다. [로이터]

프리고진은 모스크바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중 푸틴을 만나 부를 쌓고 그를 도와 용병조직까지 꾸려 '푸틴의 요리사'로도 불리우는 인물이다.

이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란 별명에 대해서도 본인은 요리를 할 줄 모른다며 '푸틴의 도살자'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은 고문, 강간, 납치 등 잔인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는 조국에 대한 애정과 푸틴에 대한 충성심이 이 길로 인도했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군대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로 만들었고 우크라이나를 전세계에 알렸다"며 "비유적으로 말하면 '특별군사작전' 초기에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500대를 보유했다면 지금은 5000대를 갖고 있다. 싸울 줄 아는 군인이 2만명 있었다면 이제 4만명이다"고 했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뒤 떠나는 모습이다. [로이터]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4월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트로예쿠로브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치러진 한 정치 블로거 장례식에 참석한 뒤 떠나는 모습이다. [로이터]

러시아 입장에선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남아있다고 했다. 그것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끊기고, 중국이 평화 협상을 깨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프리고진은 분석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이러한 낙관적 시나리오가 일어날 가능성을 크게 믿지 않으며, 외려 우크라이나가 부분적으로 승리해 러시아 군대를 2014년 이전 국경선으로 밀어 붙이고, 더 많은 서방 무기로 무장해 크림반도를 공격하고 동부를 계속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시니라오는 우리에게는 좋지 않으며, 그래서 우리는 어려운 전쟁을 준비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