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4월 들어 200달러선을 넘지 못하던 주가도 5% 넘게 급락했다. 테슬라의 실적 하향은 전략적 가격 인하 결정 영향이 크지만,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에 실적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서학개미(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종목이지만, 작년보다 순매수 규모가 3분의 1 이상 감소하면서 다소 열기가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공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순익은 25억1300만달러(약 3조3398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85달러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다. 매출은 233억2900만달러(약 31조42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테슬라가 1분기 단행한 가격 인하로 차량 매출은 늘었으나 순익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익률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이 45억1100만달러(약 5조9951억원), 매출총이익률은 19.3%였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22.4%)를 밑돌았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직전 분기(16.0%)보다 4.6%포인트, 작년 동기(19.2%)보다는 7.8%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테슬라는 "1분기에 전 지역에 걸쳐 여러 차량 모델에 대해 가격 인하를 시행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줄었다"며 "우리는 새 공장들의 생산 효율성 향상과 물류비용 감소를 포함해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량 생산을 가능한 한 빨리 늘려 올해 연간 인도량 18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향후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미국 증시에서 장 마감 직전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2.02% 떨어졌고, 시간외거래에서도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전 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174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테슬라가 올해 들어 6번째로 주요 모델의 미국 내 판매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2억4735억달러(약 3216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8억5387만달러·1조1100억원)의 29%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