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접한 수도권 집값 반등세
낙폭 과다로 인한 기술 반등
“거래량 없는 곳도 봐야”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난해부터 집값 낙폭이 두드러졌던 수도권 단지들이 금리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자 곳곳에서 억대 반등을 보이고 있다.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시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가 대출규제를 풀고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급매 소진에 이어 반등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전히 거래가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일부 실거래 기록만으로 전반적인 시장 반등을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대 진입하면서 일부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억대 반등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로 반등 거래가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 단지들은 ‘반토막’ 가까이 떨어진 용인, 송도, 시흥 등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1억8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초(8억5000만원)에 비해 3억3500만원 반등했다. 이 단지는 2021년 2월 14억9500만원까지 올랐다가 1년 반 새 40%넘게 떨어진 바 있다.
대형평형으로 이뤄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꿈마을금호 전용 133㎡은 지난달 15일 14억8000만원으로 거래가 신고됐는데 이는 같은 달 8일 거래(11억7000만원)보다 3억1000만원 상승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연수구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는 지난달 11일 7억3000만원에 거래돼 1월 거래(5억4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송도아트윈푸르지오, 더샵송도마리나베이 등도 저가 대비 1억원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자이 전용 142㎡ 역시 지난달 28일 9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직전달 11일 7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한달 새 1억9000만원이 상승했다.
시흥시 은행동 시흥은계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101㎡도 지난달 13일 7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5억 8000만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1억2000만원 반등한 셈이다. 이 단지 전용 101㎡이 7억원대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2021년 2월 당시 최고가(9억7000만원)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3억원이 하락한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국소적으로 서울과 서울 경계에서 멀지 않은 곳들 중 바닥 찍었다고 판단되는 곳에서 반등 거래 일어나는 중”이라며 “송도, 인덕원 등도 반등거래가 많고 세종의 경우 조정 기간이 2년정도 이어지면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값이 떨어진 요인 중에 금리변수가 가장 컸는데 충격이 덜해졌고 대출 규제도 풀리고 있어 이런 반등거래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대한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며 “다만 거래가 많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단지들이 반등거래가 되는 게 착시인지, 진짜 반등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방향성이 뚜렷하진 않지만 시세가 출렁대며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