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만이 살 길” 외친 이재용…발걸음 곳곳이 삼성 격전지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반도체 패키지·디스플레이·전고체 배터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한달 동안 방문한 삼성전자 사업장의 핵심 기술이다. 최근 들어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이 회장의 행보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M&A, 반도체 초격차 투자 등을 예고한 만큼, 이 회장이 구상 중인 비전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최근 한달간 총 5번 국내 사업장 점검에 나섰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만 5번이고, 비공식적인 현장 경영은 더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만이 살 길” 외친 이재용…발걸음 곳곳이 삼성 격전지 [비즈360]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최윤호(왼쪽) 삼성SDI 사장, 올리버 집세(오른쪽) BMW 회장과 모빌리티 사업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삼성SDI 제공]

지난 27일에는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삼성SDI연구소의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파일럿) 라인을 둘러봤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업계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제품이다.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성은 낮고 에너지밀도는 높으며 충전 속도는 빠르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재용 회장이 큰 관심을 보인 전장사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 회장은 “헝가리 배터리 공장, BMW, 전장회사 하만 등을 다녀왔는데 자동차 업계의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을 만나 BMW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해 양사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방문도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착공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은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시제품 생산,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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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를 찾아 차기 전략 제품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QD-OLED,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이재용 회장의 ‘원픽’ 중 하나다. 지난달에만 2번의 현장 경영을 진행했다.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본 데 이어 21일에는 수원 TV 사업장을 찾아 조만간 출시될 OLED TV 신제품과 마이크로LED 등 연내 전략 제품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9년 QD-OLED 기술 개발을 위해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이 회장은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QD-OLED 라인에는 약 3조원 가량이 투자됐다. 추가 증설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술만이 살 길” 외친 이재용…발걸음 곳곳이 삼성 격전지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패키지 분야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지난 17일 이 회장은 천안·온양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첨단 패키지 생산 설비를 점검했다. 애플, 구글 등 주요 글로벌 IT 업체들이 독자 칩 개발에 나서면서 각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하는 패키지 역량이 부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여러차례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기흥에서 열린 DS·디스플레이 경영진 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지난해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현장에서는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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