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주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루 만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 사태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순신 논란’ 이전 조사에선 지지율 40%대까지
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월 2주 차 32%에서 2월 3주 차 35%를 기록하며, 2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3.1%포인트).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0%대에 진입한 조사도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실시한 2월 4주 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4%로, 직전 조사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
하지만 이같은 지지율 추이는 모두 정 변호사 논란 이전 조사된 것으로, 향후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 궤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변호사 사태는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철학이자 윤 대통령 긍정 평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공정’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尹 핵심 국정 철학 ‘공정’…정순신 ‘끝장 소송’에 타격
갤럽에 따르면 지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본 369명 중 8%가 ‘공정·정의·원칙’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긍정 평가 이유 1위인 ‘노조 대응(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월 3주 차 조사에선 긍정 평가자 324명 중 7%가 ‘공정·정의·원칙’을 이유로 꼽았다. 1위를 차지한 ‘외교(9%)’와는 불과 2%포인트(P) 차이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남구준 국수본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됐으나, 이튿날인 25일 아들의 고교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인해 임명 취소됐다. 뿐만 아니라 정 변호사는 아들의 강제 전학 조치를 막기 위해 1년여간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끝장 소송’을 진행한 사실과 ‘수능 100%’ 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했단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 역시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정’과 ‘정의’ 등 정 변호사의 ‘공적 마인드’에 많은 실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공직자이자 현직 검사였던 정 변호사가 법률 지식을 이용해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가며 ‘지연 전략’을 펼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검사를 했던 분이 보통은 국민들보다 더한 도덕성이나 공적 마인드로 임해야 하는데, 이걸 소송까지 가면서 피해 학생에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공정과 정의에 대해 갖고 있는 흠결에 대해 대통령께서 실망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尹 “학폭 완전히 뿌리 뽑아야” 교육부에 특별 지시
윤 대통령은 논란 직후 “일방적, 지속적 학폭은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학폭 근절 대책 마련까지 특별 지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은 학교 폭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인사 검증 기능’과 관련해선 “아쉬운 점이 많다”며 사전 질문지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근절’을 선언한 학폭 대응과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깨끗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그것을 시정하는 노력을 저희는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 후보자가 인선이 됐는데, 국민들께서 우려할 만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그 의구심이 타당성이 또 있는 것 같고, 그에 대해서 후보자 본인이 사퇴를 하고 인사권자가 임명을 취소했다”며 “그 시간이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