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입주 시작 개포자이의 눈치싸움

전세 매물 1300여개 대기

집주인-수요자 눈높이 상이

“강남 전세 더 빠지겠죠?” 전화했더니…집주인은 호가 올렸다 [부동산360]
서울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왼쪽) 모습. 신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올해 서울 첫 대단지 입주로 꼽히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전세 매물이 28일 개시일을 코앞에 두고도 좀처럼 소화되지 않고 있다.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예비 세입자와 호가를 올린 집주인 사이 눈치싸움이 팽팽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를 3375가구 규모로 재건축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이달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통상 입주를 앞두고 전세 매물은 빠르게 빠진다. 잔금을 앞둔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전셋값을 조정해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낮춘 가격이 세입자 예산에 부합하면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보통 저렴한 매물부터 거래가 이뤄져 입주가 가까워올수록 매물이 주는게 정상인데, 1주일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이 단지의 매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세 물건은 1355건으로 1주일 사이 오히려 58건이 증가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전세 호가는 가장 낮았던 지난해 말~올 초에 비해 1~2억원씩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인근 단지 역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 이에 ‘급전세’ 물건이 아닌 이상 소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개포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11월~12월 가격으로 문의가 오는데 직접 현장에 오면 그 가격에 나온 물건은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저렴하게 나온 매물의 경우 조건 등이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사전점검 이후 가격이 낮은 순으로 전세 매물이 빠졌고 지금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 올렸지 내리려고 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부동산에 나온 전용 59㎡ 호가는 6억원에서 13억원까지 형성돼있고, 전용 84㎡도 8억5000만원에서 17억5000만원 사이로 괴리가 큰 상황이다.

집주인들과 달리 예비 세입자 입장은 다르다. 조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8월 2990가구 반포에 래미안 원베일리가 입주를 시작하고, 11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 강남권 입주 ‘폭탄’이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강남권 신축 입주를 원하는 한 예비 수요자는 “마음에 드는 단지 전세 가격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입주가 줄줄이 예정돼있는 상황인 만큼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가격을 내리지는 않고 있지만 반전세 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집주인은 많다”면서 “추이를 봐야겠지만 당분간 전셋값이 이전처럼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