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보고 앞두고 간담회, 구속영장 부당성 여론전
환수 수익률·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후원금 특혜 등 정면 반박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 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부각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사건은 바뀐 것이 없는데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체 1시간 여의 간담회 중 모두발언에만 45분을 할애해 영장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우선 그간 수년 간의 경찰·검찰 수사로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던 의혹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현재의 검찰 수사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진행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사건은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이 됐다가 대통령 선거 후 재수사가 이뤄졌고, 갑자기 구속할 중대 사건으로 바뀌었다"며 "대장동도 마찬가지다. 이게 2018년까지 벌어진 일인데 그동안 박근혜 정부도 저를 탈탈 털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누가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하더라.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며 "판사를 설득하기 위한 영장이 아니라 대국민 선전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국민의힘 성명서 같은 내용"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의 부실한 수사도 꼬집었다.
이 대표는 "A라는 사람이 '이재명이 성남FC 후원을 요구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B가 들었다면, B를 조사한 뒤 A를 조사하면서 언제 어디에서 이런 말을 했느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물어보지 않고 '누구 아느냐'라고 묻고 만다"며 "제게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장에 보면 이재명이 돈 받았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찾아낸 게 없다 보니 검찰에 포획돼 궁박한 처지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해 번복된 진술을 만들어내고 그에 기초해 검은색을 흰색으로, 흰색을 검은색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영장에 제시한 구속 사유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형평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어처구니가 없는 게, 야당 대표라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해야 한다(고 검찰이 주장한다)"며 "그러면 대통령 부인은 어떻게 되느냐"고 되물었다.
검찰이 주장하는 구체적인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반박으로 '맞불'을 놨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 배임 혐의와 관련해 "수익의 70%를 환수하지 못해서 배임죄라면 공공개발을 포기한 LH는 배임할배죄냐. LH에 공공개발을 포기하라고 한 국회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은 배임교사죄냐"며 "검찰에도 '가격심사부' 같은 걸 둬서 범죄를 미리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의 삭제를 지시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부 직원들끼리 논쟁하다 끝난 일이었다는 것을 검찰도 알고 있다"며 "(환수 조항을 넣으면) 부정행위 등 의혹이 발생할 수 있기에 확정액으로 하겠다는 것이 제 명확한 방침이었다"고 답변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자꾸 비교하는 미르재단과 달리 성남FC는 조례로 만든 산하기관으로 사유화가 불가능하다"며 "몇 년을 뒤지고도 성남FC 예산을 부정하게 쓴 것을 못 찾으니 직원들이 월급 받은 것을 불법적인 지출처럼 써 놨다"고 반박했다.
본인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제한’에 대해서는 ‘상황 변화’를 강조하며 현재의 입장을 대변했다.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 응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평화 시대에는 담장도 없애고 대문도 열어놓고 사는 게 맞지만,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담장이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며 "상황이 본질적으로 엄혹하게 바뀌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하고 싶은 일은 이런 것일 거다.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서, 영장 심사가 끝난 후에 구치소에 갇혀서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을 찬 이재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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