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70% 떨어진 주가에 첫 배당정책?…연체율·대손비용률이 발목 잡을 수도[머니뭐니]
서울 영등포구 카카오뱅크 서울 오피스.[카카오뱅크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주가 하락으로 곤혹을 치렀던 카카오뱅크가 역대급 순이익을 경신하며 주주환원정책을 시사하고 나섰다. 시장에선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했을 때 배당 등 적극적 주주환원책을 실행하지 않으면 주주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긍정론’과 함께,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주가 70% 빠진 카뱅…첫 ‘환원 정책’으로 주주 웃을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실적발표 당시 첫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시사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컨퍼런스콜에서 “잠정적으로 공시한 내용을 보면 다행스럽게도 2022년에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사회 등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예정돼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정책은 현재 공모가보다도 한참 하락한 주가로 아픔을 겪은 주주를 달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3만9000원) 대비 178.9%나 뛰며 당시 KB금융지주, 신한지주보다도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속절없이 떨어졌다. 잇따르는 블록딜, 카카오톡 송금 금지 등 악재가 지속됐으며 은행과 수익구조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꺾였다. 13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6200원으로 상장된 지난 2021년 8월 대비 68% 떨어진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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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주주 지분 이해관계도 더욱 명확해지면서 더 이상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운용과 한국금융지주에서 보유하던 카카오뱅크 지분 27.18%를 인수하며 카카오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고금리로 인해 카카오뱅크의 긍정적 실적이 전망되자 지분 인수 한 달만에 3300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실제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이 누적 기준 가장 높은 2.48%를 기록하고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한 858억원을 시현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마음이 급해진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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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무적인 NIM 개선폭, 배당정책 가시성 도달 등 과거에 비해 긍정적인 측면이 많아졌다”며 “공격적인 여신성장을 달성한다면 주가도 다시 프리미엄을 부여할 만한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건전성 지표는 악화…자금유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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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자금이 유출되면 향후 자산건전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연체율은 0.49%로 전년 동기 대비 27bp(1bp=0.01%)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14bp 증가한 0.36%를, 대손비용률은 27bp 상승한 0.66%을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은 은행의 부실관리 역량을 반영하는 지표로 비율을 낮게 유지할수록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크레딧 측면에서는 배당을 할수록 차입금을 갚을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선 자금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유사시에 대비해 잉여로 가지고 있는 걸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금리환경이 보다 안정될 것이기 때문에 건전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COO는 “크레딧코스트(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지난해 4분기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 부분은 올해에도 동일하게 카카오뱅크에 주어진 시장과 정부에서 기대하고 있는 중저신용자대출비중 확대가 예정돼 있어 일정부분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2024년 이후 하향조정된 금리환경에서는 일정 시차를 두고 건전성에 긍정적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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