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임금 인상 안내문 공지
승진·임금역전 차등인상 등 반영 결과
장기 승진누락 인원에는 동결·부분인상
업황 악화에도 인력유출 막기 고려한듯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시공능력평가 39위의 중견 건설사 'SGC이테크건설'이 2023년 평균 임금을 7.4% 올리기로 했다. 임금 책정에 대한 신상필벌 기조도 확실히 했다. 앞으로 승진을 해야 임금을 올려주고, 오랜 기간 승진이 누락된 직원은 급여를 동결하거나 부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사장 명의의 '2023년 임금 인상 안내'를 공지하고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임금 인상 대상은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임원, 현장채용직 제외), 인상 수준은 평균 7.4%다. 이런 인상률은 승진과 직위, 임금 역전 차등 인상 등을 반영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올해 임금 인상과 관련해 장기 승진 누락 인원, 임금 역전 인원은 급여 동결 또는 부분 인상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하는 직원,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을 위한 임금 인상 정책'을 실시해 좋은 평가를 받은 직원을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GC이테크건설은 "승진이 임금 인상의 주요 수단이 되도록 하며, 승진하지 않는 직원이 연차로 인해 임금 역전되는 사례는 제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의 근간이 되는 공정한 평가 문화 구축을 위해 평가 결과를 지속 점검하고, 관련 제도도 손질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밖에 평가등급 'E'와 'M'을 받은 직원은 2022년분에 한정해 인상률이 동일하고, 평가등급 'B'를 받은 직원은 급여를 동결한다. 이 밖에 건설사업관리(CM) 직원과 팀장급의 월 직책수당도 각각 30만원, 10만원씩 올렸다.
지난해 건설업계에서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임금을 두 자릿수 올리는 사례도 있었지만, 올해 최악의 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SGC이테크건설의 평균 인상률은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IT·금융 등 타업종의 고임금, 높은 복지 수준, 수평적 조직문화 등으로 인력 이탈이 계속되는 만큼, '일 잘하는 직원'은 놓치지 않기 위해 낮지 않은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급여, 복지 등이 타업종의 대기업 대비 좋지 않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일부 업체들이 통 큰 인상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11월 이우성 사장을 선임하며 3세 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이 사장은 OCI창업자 고(故) 이회림 회장의 차남인 이복영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SGC이테크건설은 이 사장이 안찬규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