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K-라이스벨트 구축
‘한국형 지능 농장’ 개도국 전파
국제협력 강화…민간 참여 확대
정부가 농업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현재의 2배가 넘는 5000억원으로 늘린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 한국형 쌀 생산벨트인 ‘K-라이스벨트’를 구축하고, 아시아 5개국에는 한국형 지능형 농장인 ‘K-스마트팜’ 신설 및 정착을 지원한다.
식량 및 기후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농업 분야 개발 협력을 통해 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는 한편, 식량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국가로서의 농업발전 성과를 전 세계에 확산해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열린 무상개발협력전략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농업분야 ODA 추진 전략’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무상원조 분야 최고위급 회의체로 외교부와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14개 정부 부처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추진전략을 보면 우리나라의 농업 ODA 규모를 2021년 2467억원 규모에서 2027년 5000억원으로 2배까지 확대하고, 개발도상국 수요와 우리의 외교정책을 고려해 국가별·지역별로 지능형농장(스마트팜) 및 디지털농업 확산, 쌀 생산 역량강화 등 차별화된 협력 분야를 설정해 추진키로 했다.
특히 한국 농업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전략적 브랜드 사업으로 K-농업의 확산을 본격 지원한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세네갈·감비아·기니·가나·카메룬·우간다·케냐 등 쌀이 주식이나 쌀이 부족한 국가에 ‘K-라이스벨트’ 구축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K-스마트팜’과 디지털 농업행정·정보통계 시스템인 ‘K-디지털농업’을 지원해 생산성과 농업정책 역량 강화를 돕는다. 동시에 감염병과 기후변화 등 농촌지역의 복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분야, 다주체 방식의 패키지형 묶음 농촌개발 사업도 지속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인도적 쌀 식량원조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식량농업기구(FAO) 등 농업 관련 국제기구와의 현장 소통을 기반으로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구축한 대륙별 농업기술협의체 회원국과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도 확대해 맞춤형 농업기술협력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민간의 역량을 농업 ODA에 활용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키로 했다. 해외진출기업협의회와 KOICA의 공공협력사업 등을 활용해 기업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농업 원조사업에 반영하고, KOICA의 기업진출 지원센터(KODABIZ) 및 동반성장 추진단을 통해 해외진출 희망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키로 했다. 또 개발도상국의 농업개발에 관심이 높은 기업이 민관협력 형태로 ODA 사업에 직접 참여하도록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IBS)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개도국에 지원된 농기자재의 사후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되도록 관련 전후방 기업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