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싱크탱크에 듣는다] 2023년 새해 서면인터뷰

KDI·한경연·산업연·LG경영연·하나금융경영연

“외환·금융시장 안정 도모...가계대출·한계기업 리스크 관리”

“규제완화·노동개혁 양대 축으로 한국경제 구조개혁 돌입해야”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재검토해야”

(왼쪽부터)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주현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들은 우리 정부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경제정책에 대해 거시경제 안정화 정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 수출활력을 제고하고,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이 가계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거하고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현 산업연구원장은 8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2023년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은 거시경제의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장은 “세계경제가 침체돼 한국경제의 성장도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역시 “거시경제 안정화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내년 성장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채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해 경기 대응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중점 전략 수출 시장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단기 대응과 동시에 산업 경쟁력 개선 등 중장기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472억달러(약 60조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규모도 기존 역대 최고치인 1996년 206억2000만달러(약 26조430억원)의 2배를 웃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이 7개월째 감소한 영향이 컸다. 김 원장은 “탈중국을 고려한 산업 경쟁력 육성 정책과 관련 연구개발(R&D)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민간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기업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을 양대 축으로 한국경제 구조개혁에 돌입해야 한다”면서 “한국경제의 중추인 대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 완화, 특히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통합감독법 등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영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법률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자산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커지면 적용받는 규제 수가 5개에서 127개로 25배 급증한다는 게 권 원장의 주장이다.

이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근로손실일수는 38.7일인데 비해 프랑스(35.6일), 영국(18.0일), 미국(7.2일), 일본(0.2일) 등에 그친다”며 “선진적인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노동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인 만큼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정책·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려면 국민은 물론 입법권을 가진 국회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경제 구조개혁을 추진해 생산성을 개선,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외국인력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교육개혁을 통한 인적자본의 질적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