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리말] 새해엔 토끼처럼 깡총깡총?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철수 : 올해가 ‘토끼의 해’라며?

영희 : 계묘년(癸卯年)이니, ‘토끼의 해’ 맞지. 2023년에는 토끼처럼 깡총깡총 힘차게 뛰자.

2023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철수와 영희도 새해 새 희망을 이야기한다. 둘의 대화 중 영희가 말한 ‘깡총깡총’은 의아하겠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깡충깡충’이 바른말이다.

‘깡충깡충’은 짧은 다리를 모으고 자꾸 힘 있게 솟구쳐 뛰는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로, ‘강중강중’보다 세고 거센 느낌을 준다.

흔히 표준어로 알고 있는 ‘깡총깡총’은 예전에는 모음조화 규칙에 맞춰 양성모음인 ‘ㅏ, ㅗ’가 짝을 이뤘기에 표준어였다. 그러나 말하는 이들이 ‘깡충깡충’을 더 많이 쓰다 보니 ‘깡총깡총’ 대신 ‘깡충깡충’이 표준어가 됐다. 모음조화 규칙의 파괴다.

다만 음성모음 ‘ㅓ, ㅜ’가 들어간 ‘껑충껑충’은 지금도 표준어다.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 대부분은 모음조화 규칙에 따른다. ‘퐁당퐁당, 풍덩풍덩’ ‘종알종알, 중얼중얼’ ‘알록달록, 얼룩덜룩’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편 ‘치마나 바지 따위의 옷이 좀 짧다’는 뜻의 형용사 ‘깡총하다’는 표준어다. 센말은 ‘껑충하다’다. “깡총한 치마가 귀엽다” “앞머리카락을 자르다 보니 껑충하게 올라갔다”처럼 쓰인다.

▶우리말 지킴이 당신을 위한 한 끗 정리=‘깡총깡총’ 뛰는 토끼는 이젠 없다. 뒷다리가 긴 토끼는 ‘깡충깡충’ 뛸 뿐이다.

[아하! 우리말] 새해엔 토끼처럼 깡총깡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