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CPI 둔화로 금리 속도조절 기대감↑
“노동·소비 강해 인플레 억제 확신 못해”
물가 인상 억제와 경기 침체 예방서 고민
파월 “금리 다시 올리면 경기 침체보다 못해”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달 미국 시장 내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입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여전히 크다는 게 파월 의장의 고민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자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1%, 지난달보다 0.1%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작년 12월 이후 최소폭이다. 또한 전문가들의 당초 전망치(7.3%)보다도 낮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6차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연준은 이날 기준 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내년 2월 이후 금리 향방에 더 쏠려있다. 이날 파월 의장이 내놓을 금리와 경제에 대한 새로운 예측이 중요한 이유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을 분석할 때 봐야할 3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근원 물가를 기준으로 ▷상품물가 ▷거주비용 ▷서비스 물가 등이다. CPI에서 농산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상품물가는 11월 전월 대비 -0.5%를 기록해 10월(-0.4%)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11월 거주비용도 전월 대비 0.6%로 상승세가 둔화됐고 서비스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도 0.1%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확신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네타 마르코브스카 제프리스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올해 초에도 인플레이션이 잡힌 것 같았지만 다시 굉음을 내고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튜 루제티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과 소비자가 강력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는 만큼 10월과 11월 CPI 보고서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인플레이션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 “우리가 더욱 안정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파월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 연설 당시 “떨어졌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해 내년 말 다시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것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 침체를 유발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아서 번즈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1970년대 아서 번즈 연준 의장은 실업률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금리를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다시 금리를 올리는 실수를 범하며 1970년대 내내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반면 폴 볼커 의장은 1980년대 초까지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은 잡혔지만 1982년 실업률이 10.8%로 치솟는 등 경기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릭 리더 블랙록 최고 투자 책임자는 “이번 연준 기자회견은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이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에 대한 어조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