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인도 데이터 규제 강력
복수국간 디지털통상 협상 참여해야
해외 규제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지며 국경 간 데이터 이동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4일 ‘주요국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9개국에서 92개의 데이터 현지화 조치가 시행됐다. 데이터 현지화는 현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현지에서 저장·처리하도록 요구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난 5년간 법제화됐으며, 38개의 신규 데이터 현지화 정책이 추가로 제안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러한 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비회원국에서 더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비회원국의 데이터 규제 중 현지 저장 및 국외 이동까지 금지하는 경우는 83%에 달했다. 반면 OECD 회원국의 경우 31%에 그쳤다. OECD 회원국의 60%는 현지 저장만 요구하고 있다.
무협은 각국의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규제하는 목적은 대체로 국가안보, 규제 감독, 개인정보 보호 등 공공정책 수행을 위한 것이지만, 일부 조치는 해외 경쟁기업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봤다.
우리나라 21대 주요 수출상대국의 데이터 규제 수준을 분석한 결과, 규제가 가장 엄격한 3단계 국가가 3개국, 2단계는 6개국, 1단계는 8개국, 규제 수준이 가장 낮은 0단계 국가는 4개국이었다.
3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는 중국, 베트남, 인도로 데이터의 국내 저장·처리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국외 이동 시 당국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2단계에는 호주,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러시아 등이 속했다. 이들 국가는 데이터의 현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요건을 갖출 시 데이터의 국외 이동을 허용하고 있다.
독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1단계에 속한 국가들은 데이터 현지화를 요구하진 않지만, 데이터 목적지 국가의 데이터 보호정책 등에 따른 조건부 국외 이동을 허용했다.
또 보고서는 최근 들어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와 데이터 현지화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협정에 ‘전자적 수단에 의한 국경 간 정보 전송’ 및 ‘컴퓨팅 설비의 위치’ 조항을 포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우리 디지털 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상대국의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는 우리 기업에도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보완, 복수국 간 디지털통상 협상 참여, 양·다자간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 대한 적정성 인정 추진과 더불어 외국 규제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무역 관련 통계 구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PEC CBPR 등과 같이 기업에 의한 자율적 적정성 인정 제도를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민간기술 개발 및 활용도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