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차량 대비 전기차 비율 0.2%에 불과
오토바이 선호 높고 충전 인프라는 부족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충전소 부족 등 인프라 문제가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고 있다. 베트남 정부부터 전기차 판매 전략을 구상 중인 업계까지 본격적인 개화 시기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아세안 주요 국가의 총 등록 차량 대비 전기차 비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특히 베트남은 전기차 비율이 0.2%로, 인도네시아(0.3%), 말레이시아(1.3%) 등 보다 전기차 보급이 더디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이륜차에 대한 높은 선호와 충전 인프라 부족, 국민소득에 따른 구매력 저조 등을 꼽는다. 하지만 전문가는 베트남 전기차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베트남 정부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베트남 정부는 3월부터 전기차 등록비를 면제하고, 전기차 구매 시 발생하는 특별소비세를 차종별로 감면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VAMA)는 2050년까지 베트남 전기차 100% 전환을 목표로 3단계 로드맵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베트남 전기차 초기 시장 공략을 위한 기틀을 닦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하노이 소재 현대차의 한 딜러 매장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었다. 현대차는 베트남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생산된 20여 대의 ‘아이오닉 5’를 현지에 들여왔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 딜러 매장에서는 차량의 판매뿐만 아니라 수리까지 이뤄진다.
현대차는 베트남 닌빈 1공장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아이오닉 5’의 생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조립 설비를 갖추고, 다양한 전기차 실험 설비도 설치할 계획이다. 아직 베트남 내 전기차 보급률이 높지 않은 만큼 월 100대 정도 생산한 뒤, 점차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매장에서 만난 현지 디렉터는 “아직 베트남에서는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 등이 인기가 많고 전기차 구매 문의는 많지 않다”며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오고, 인프라가 보다 확장돼야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자동차 제조사인 빈패스트는 전기차 시장을 확대할 또 다른 핵심 주자로 꼽힌다. 빈패스트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전면 전기차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최초의 전기차인 ‘VF e34’를 시작으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내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빈패스트의 인프라 확충, 전기차 전환 목표와 더불어 한국 기업들도 현지에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 역시 베트남 전기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인구 구조의 70%가 35세 미만일 정도로 젊고,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전기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내연기관 대비 높은 구매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하노이=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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