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6년간 100가구에 전기공사·환경개선 완료

현장학습 비용 지원, 마스크 등 방역물품·식재료 지원도

해군부사관들의 선행 ‘취약계층 아름다운 주거환경 만들기’ 화제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기술부사관들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우 복지사 해군 상사 박진숙, 조경민, 이윤재, 한전 정기욱 대리, 김태정 과장, 상사 조현민) 윤정희 기자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기술부사관들의 재능과 구슬땀으로 시작해 수년간 민·관·군이 함께해온 사회공헌 활동 ‘아름다운 주거환경 만들기’가 훈훈한 성과를 거두고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군 7전단 왕건함(함장 대령 고진갑)에 근무중인 무장상사 조현민, 이윤재, 사이버정보체계운용장 상사 박진숙 그리고 5전단 노적봉함(함장 중령 박경원) 무장 상사 조경민이다.

이들 해군 기술부사관들은 부산 및 창원지역에서 지금까지 순차적으로 약 6년전 부터 오랜기간 사회 취약계층에게 선뜻 다가가 세상의 따뜻한 온기와 희망을 심어줬다.

해군은 함정근무라는 특수성을 가진다. 힘겨운 함정 근무를 하면서도 이들 해군 부사관들은 꾸준히 소외된 이웃의 주택은 물론 독거노인과 아동들이 자주 이용하는 복지관에 불편함이 없도록 개인재능과 마음을 나누어 왔다.

이들 4명의 해군부사관 들은 군복무 중 익힌 전기 및 컴퓨터 관련 기술이라는 재능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 취약계층의 낙후된 주택에 개선된 주거환경이라는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겼다.

이들의 선행은 코로나19도 멈출 수 없었다. 특히 지난 3년이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개인적인 휴일을 활용해 다양한 이유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삶의 질 향상과 방역을 위해 KF-94 마스크 등 방역물품의 무상지원과 집안 청소,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여 복지관 이용이 어려우신 사회 취약계층의 식사해결에 도움을 줬다.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주택에 직접 방문해 식재료를 전달했으며, 바쁜 함정근무로 직접 갈수 없을 경우는 택배를 이용하면서까지 소외된 분들에게 나눔을 실천했다.

코로나19는 소외된 아동들을 더욱 더 힘들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기간이라 현장학습이 제한된 것. 하지만 이 안타까움도 끝이 보였다. 시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자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문화탐방 학습비용 전액을 기부해 긴 시간동안 막혀있던 아동들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결 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복지관에서 관리하는 아동들에게 경주월드를 방문하여 그동안 마음껏 뛰놀지 못한 아쉬움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 줬으며, 이번 겨울 또 다시 현장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 비용을 선뜻 기부키도 했다.

해군부사관들의 선행 ‘취약계층 아름다운 주거환경 만들기’ 화제
감만종합사회복지관강낭콩교실 후원 모습. 윤정희 기자

오랜기간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는 조현민 상사는 “처음 같이 봉사활동을 하던 후배 부사관들이 지금은 해군 특성상 전국 각지로 전출을 가 지금은 인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부대 일정이 허락하면 조금이라도 사회공헌활동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부산과 진해에서 같이 활동을 해주는 후배들이 고맙고, 앞으로 더 많은 해군 부사관이 참여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특별한 사연이 있는 해군 부사관도 있다. 바로 해군 최초 여군부사관, 박진숙 상사(부201기)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2003년 입대해 기초 군사교육을 마치고 전산분야 군사특기를 부여받아 현재 사이버정보체계운용장으로 왕건함에 근무 중이다.

박 상사는 과거 해군 교육사에 근무 시부터 복지관 등에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영남지역에서 민·관·군이 함께하는 주거환경개선 자원봉사자 중 유일한 여군이다.

박 상사는 작업이 시작되기 전 봉사활동에 필요한 자재 구매 등을 도와주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을 하다보면 가장 큰 어려움이 마무리단계에서의 집안 청소 등 뒷정리다. 어떨 경우에는 실제 작업시간보다 더 많이 걸리기도 한다.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이양우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다른 자원봉사자들이 복지관시설 및 주택수리를 할 때 박 상사는 컴퓨터 등 전산용품 점검, 정비를 해주고 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거주하는 주택에서는 다른 주택보다 청소에 좀 더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충남 계룡에 있는 아이들 생각에 좀 더 꼼꼼히 집안 청소를 해주고 있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주부 9단 실력이 발휘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해군 부사관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고, 2019년 국민추천포상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받은 한국전력 서부산지사 김태정 과장은 “민·관·군 봉사활동에 솔선하여 참여해준 해군 왕건함 등 부사관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며 “그 동안 주거환경 개선 시 마다 발생하는 심부름 및 집안청소 등 온갖 궂은일을 묵묵히 해 준 박 상사의 선행에 감사한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해군부사관들의 선행 ‘취약계층 아름다운 주거환경 만들기’ 화제
부산 감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해군 상사 조현민, 이윤재가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최근 실시한 봉사활동은 민·관·군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해군 부사관들에게는 특별하다. 왜냐하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산 감만종합, 강서, 진해 노인복지관에서 관리하는 사회 취약계층 주택 100가구에 대해 전기공사를 비롯한 주거환경개선(도배, 보일러 수리 및 난방지원)을 마쳤기 때문이다.

더우기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지금까지 사용된 모든 경비가 단 한푼도 지자체의 지원 없이 십시일반 개인용돈 등을 모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조현민 상사의 권유으로 과거 왕건함에 근무 했던 무장부사관 상사 조경민, 중사 김대한·김동현, 하사 노건형도 선배 부사관을 도와 활발히 활동 중이다.

노적봉함 조경민 상사는 “오래전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 서먹서먹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지만 지금은 우수한 재능이 아니어도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소외계층의 집안을 수리해주는 시간이 정말 좋다”면서 “이 겨울이 지나기전에 좀 더 많은 주택 수리에 참여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소재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진동명 관장은 “해군과 저희 복지관은 아주 오랜기간 지역사회 공헌에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해군 부사관 분들이 주로 저희 복지관과 함께하며 부산시 남구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밝은 빛과 따뜻한 보금자리를 갖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을 갚을 길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복지관인 부산 강서구노인종합복지관의 손승호 사회복지사는 “해군 부사관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기후를 따지지도 않고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며 “무엇이던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원봉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군부사관들의 선행 ‘취약계층 아름다운 주거환경 만들기’ 화제
왼쪽부터 해군 상사 조경민, 중사 김동현, 김대한, 이양우 복지사, 상사 조현민.

이렇듯 선행에는 또 다른 좋은 일이 생긴다. 왕건함 조현민 상사는 올해 국군모범용사 및 해군 우수부사관으로 추천, 노적봉함 조경민 상사는 그 동안 사회공헌 활동이 어느 한 시민으로부터 제보가 되어 행안부 주관 제 12기 국민추천포상 후보자로 추천돼기도 했다. 왕건함 박진숙 상사는 오랜기간 사회공헌에 참여한 실적을 인정받아 사회복지법인 로사리오카리타스 감만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이해 감사장을 수여 받았다.

가장 막내로 봉사활동에 참여 중인 왕건함의 이윤재 상사(부216기)는 “전기공사를 주로 하다 보니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알게 됐다”면서 “해군에 복무 중 배운 전기분야 지식을 사회에서 사용하는 현장 실무와 같이하니 이해가 쉬웠고,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재능을 좀 더 많이 나누어 주기위해 내년에는 꼭 전기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어느 듯 2022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이들 해군부사관의 선행은 내년에도 계속 계획되어 있다. 오랜기간 정체된 자원 봉사자들의 선행이 사회적 약자의 마음속까지 따뜻하게 전해지는 그날을 위해 해군 작전사령부 왕건함에서 근무중인 상사 조현민, 이윤재, 박진숙과 노적봉함 상사 조경민의 이마에는 추운 겨울에도 구슬땀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