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이 이 전세대란이었어?”
수도권 외곽 신도시서 악소리
전세수요 감소·전세가격 하락 동시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1년 전 예고됐던 ‘전세대란’이 정반대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로 현실화됐다. 특히 인천과 경기도 외곽의 신도시 아파트에서는 사연있는 매물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21일 기준)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77.1, 수도권은 70.5로 역시 지난주보다 더 떨어졌다. 전세물건은 느는데 찾는 세입자는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셋값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5월 대비 현재 5.5%가, 양주시는 9%가 급락했다.
인천 검단신도시와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 등 신축입주가 줄지어 이어지는 지역에선 아파트 역전세와 깡통전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단신도시에서 지난달부터 내년 1월17일까지 입주기간이 잡힌 마지막 ‘대방디에트르더힐’ 아파트 전세 매물 중에는 전용 84㎡ 1억8000만원짜리가 있다. 미끼 매물이 아닌 실제 매물이지만 집주인이 융자가 2억원이라 채권최고액(120%) 감안하면 2억4000만원이 잡혀있다고 봐야한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4억원이라 이미 전세금과 융자 합하면 이미 분양가의 100%를 한참 초과해 깡통전세에 해당한다. 혹여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입자가 후순위라 민사소송해서 직접 받아내야 하는 등 매우 위험도가 큰 물건이다.
양주옥정신도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아파트에서도 특이한 매물이 발생했다. 한창 전세대란이 벌어지던 지난해 6월 최대치로 전세보증금을 올려받았던 사례다. 전세 3억2000만원에 들어온 세입자를 승계받는 조건으로 3억1000만원에 매수할 수 있다고 한다. 매맷값보다도 보증금이 더 높기에 당연히 깡통전세에 해당한다.
아울러 이 거래에선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오히려 1000만원을 준다. 깡통전세를 자력으로 해소할 수 없는 집주인이 1000만원의 손해를 보고서라도 처분하려고 나선 것이다. 현재 이 단지 전세 시세는 1억5000만원대로 추락했다.
옥정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축아파트가 주변에서 계속 공급되니 세입자들은 2년마다 새 아파트 전셋집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 사례의 집주인은 1년 전에는 부동산이 워낙 호황이라 보증금을 최대로 올려받았던것인데 지금은 전세가 반값도 안되기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