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각각 2위, 4위로 순위 밀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최선두를 달리던 국내 기업들의 매출 순위가 뒷걸음질 치는 일이 발생했다. 3분기에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줬다. SK하이닉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퀄컴에 밀려 4위로 판매 순위가 한 단계 하락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146억달러(약 19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203억달러)보다 28.1%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인텔은 148억5100만달러(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3분기에 삼성전자를 앞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전체 반도체 판매 매출 점유율 3위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3분기 79억67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직전분기(107억9200만달러)보다 매출이 26.2% 하락했다. 반면 퀄컴은 99억400만달러(약 13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SK하이닉스를 앞질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주된 매출이 발생하는 국내 회사들이다. 메모리 시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분기 판매 1위를 기록한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퀄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통신 등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통해 주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다.
주요 메모리 공급 업체는 올해 3분기에 100억달러 넘는 수익 감소를 기록하면서 2분기보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27.7% 역성장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1470억달러로 전분기(1580억달러)보다 7%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 증가로 그간 시장 성장이 지속하다가 올해 다운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2분기부터 시장이 위축됐다.
클리프 림바흐 옴디아 수석 연구원은 “올해 2분기 하락이 PC 시장의 약세와 (전분기 대비 매출이) 17% 하락한 인텔로 인한 것이었다면 3분기 하락의 원인은 메모리 시장 약세 때문이다"며 "메모리 시장의 수익은 고객의 재고 조정과 함께 데이터센터와 PC, 모바일 수요가 감소하며 직전 분기 대비 증감률이 2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단, 해당 통계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포함하지 않은 결과다. TSMC는 위탁생산 방식으로 인해 자사 브랜드로 칩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 같은 기업을 제외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퀄컴 등 자사의 브랜드로 반도체를 판매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집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