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무관 훈련소 입소자들 헌법소원

4개 종교 근거없이 우대 조치 인정

군대에서 선교활동…정교분리 위배

육군훈련소 종교행사 참여는 위헌…“4개 종교 우대”
육군 훈련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앞으로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들에게 종교행사 참석을 강제할 수 없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24일 김모씨 등 5명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위헌)대 3(각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육군훈련소의 조치가 신앙을 가지지 않을 자유, 그리고 종교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개로 분류된 육군훈련소 종교활동에 대해서도 “소장이 4개 종교를 승인하고 장려한 것이자, 국가의 종교에 대한 중립성을 위반해 특정 종교를 우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특히 “국가가 종교를 군사력 강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거나, 반대로 종교단체가 군대라는 국가권력에 개입하여 선교행위를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국가와 종교의 밀접한 결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선애, 이은애, 이영진 재판관은 육군훈련소에서 종교활동에 참석하는 것이 강제조치가 아니었다고 보고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김씨 등은 2019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공익법무관으로 복무하기 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하고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훈련 기간 동안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 원불교 중 하나를 선택해 종교행사에 참석하도록 한 조치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