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우승국이 버드와이저 갖게 된다”
현지 쌓인 처치곤란 맥주 ‘울며 겨자먹기’ 처분
“버드와이저, 차기 월드컵 스폰서 금액 감축 FIFA에 요청 검토”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결국 사상 첫 ‘무(無)알콜’ 월드컵으로 개최되면서 월드컵 공식 후원사 버드와이저가 ‘멘붕’에 빠졌다. 버드와이저는 카타르 현지 창고까지 실어 날랐지만 판매하지 못하게 된 맥주를 우승국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버드와이저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새로운 날, 새로운 트윗. 우승국이 버드와이저를 모두 갖게 된다. 그 주인공은 누구?”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 맥주를 월드컵 우승국에게 우승 상품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글과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현지의 한 창고에 쌓아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맥주캔의 모습이 보였다.
해당 사진 속 맥주들은 영국 런던과 랭커셔, 웨일스 등의 양조장에서 제조된 후, 지중해와 수에즈 운하 등을 거쳐 카타르까지 1만3000㎞ 가량을 이동해 온 것들이다.
앞서 버드와이저는 카타르 월드컵 주최 측이 경기장 내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마시는 행위 모두를 금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후 트위터에 “음, 이건 좀 곤란한데”라는 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이 글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곧 삭제했다.
버드와이저 측은 카타르 월드컵 주최 측의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소비자와 함께하는 축구를 기대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일부 판매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만,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카타르는 금주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음주를 할 수 있는 특별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18일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키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버드와이저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월드컵 경기장에서 맥주를 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받았다.
더선은 “버드와이저 측이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서 상당 액수의 스폰서십 계약 감축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구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