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후 체중증가 클수록 유방암 위험 높아
콩 포함 식물성 식단, 갱년기 증상 감소시켜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흔히 갱년기는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증상처럼 가볍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 시기에 관리에 소홀할 경우 증상 악화나 후유증으로 만성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남은 긴 시간 동안 삶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폐경후 살이 많이 찔수록 유방암 위험 ↑
폐경 후 체중증가는 각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갱년기 때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없어진 여성호르몬 대신 우리 몸이 지방을 자꾸 만들어내면서 이를 보충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체지방이 늘고 뱃살이 생기면서 체중이 빠르게 증가한다.
더 큰 문제는 폐경 후 체질량 지수가 나쁠수록 유방암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흔히 폐경 후 유방암 위험이 낮아진다고 여기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와 반대된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올해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여성 약 600만 명의 자료를 추적조사한 결과, 정상체중군(체질량지수 BMI 18.5~23)에 비해 과체중(BMI 23~25)의 유방암 위험은 11% 더 높았으며, 비만(BMI 25~30)은 28%, 고도비만(BMI 30 이상)은 54%까지 증가했다. 비만의 암 유발 효과를 상쇄하는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폐경기 여성이 체중을 5%만 감량해도 유방암 위험이 줄어든다는 미국 시티오브호프병원의 연구도 있다.
갱년기 증상·유방암 위험 덜려면…콩 포함한 ‘식물성 식단’
폐경후에는 갱년기 증상도 나타난다. 안면홍조, 불면증, 우울증, 신경과민, 손발저림, 두통, 기억력 감퇴 등 다양하다. 갱년기 증상 완화와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체중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식품으로는 석류와 홍삼, 오미자 등이 손꼽히나, 특정 음식의 섭취보다 균형잡힌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도움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웨인 주립 대학교 등의 공동 연구팀이 약 7만 여 명의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관찰을 한 결과, 과일이나 채소를 자주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불면증 위험이 14% 낮았다. 불면증은 우울감 강화나 집중력 저하, 폭식 증가 등 다른 부작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비슷한 연구 사례는 이어졌다. 콩을 포함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갱년기 증상을 무려 88%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다.
북미폐경학회 저널 폐경기(Menopause)에 실린 미국 의사단체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 등의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갱년기 증상의 여성들에게 콩 반 컵(86g)과 저지방 채식 식단을 12주간 제공하자, 이전보다 안면홍조 증상이 88% 감소했다. 여성호르몬과 분자구조가 유사한 대두의 이소플라본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진은 식물성 식단과 저지방 식단의 조합이 갑작스러운 여성 호르몬 변화를 진정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의 버나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폐경후 식이요법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폐경후 유방암 위험 및 기억력 저하 등의 갱년기 증상 문제를 줄이는 답은 바로 식단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