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女하키 국대 김형순이 ‘칼’잡은 사연… 소 발골가로 인생2막
[ MBN ‘특종세상’ 캡처]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전 여자하키 국가대표에서 소 발골 전문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김형순 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3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여자하키 국가대표 출신 김형순 씨의 인생 2막 근황을 담았다.

14살에 하키에 입문한 그는 3년 만에 꿈꾸던 국가대표로 선발돼 골키퍼로 활약했다. 하지만 뜻하지않은 부상으로 짧은 선수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형순 씨는 26.3㎏에 달하는 크고 묵직한 고깃덩이를 어깨에 들쳐멘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전문가답게 작업대 위에 놓은 큼직한 고깃덩어리를 직접 손질하며 소갈비, 양지, 안창살, 마구리살, 갈빗살 등 부위별 특징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 女하키 국대 김형순이 ‘칼’잡은 사연… 소 발골가로 인생2막
[ MBN ‘특종세상’ 캡처]

이어 부위별로 고기를 손질하면서 고기 중간중간에 있는 힘줄을 능숙하게 제거해 예리하고 숙련된 칼잡이의 면모를 보였다.

제작진이 “칼이 날카로워서 위험하시겠다”고 걱정스러운 말을 던지자 그는 “칼 잘못 잡으면 위험하다”며 “이런데 다 찢어지고 베인다. 이렇게 상처나는 건 기본이다. 이건 다 그냥 일상이다. 손도 다치고 , 손가락도 다친다”고 흉터 투성이인 팔과 잘린 손가락을 내보였다.

이어 “갈비 같은 거 손질하다보면 톱날이 있다. (뼈) 자르는 톱날, 그걸로 잘린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발골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소가죽에서 나오는 수구레를 도축장에서 보증금을 걸고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며 “하다보니 어느덧 세월이 지나 갈비도 알게 되고 부위마다 다 알게 되더라. 특수부위를 해봐야 겠다고 다짐해 칼 쓰는 기술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전 女하키 국대 김형순이 ‘칼’잡은 사연… 소 발골가로 인생2막
[ MBN ‘특종세상’ 캡처]

하지만 거칠고 험한 ‘남자들의 세계’라 불리는 ‘발골’의 길이 녹록지 않았다고.

김형순 씨는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남자들 세계에서 해보니 지구력과 인내가 나 자신을 이기게 하는 것 같다”며 강인한 의지를 드러내보였다.

그는 단출한 살림살이지만 가게 위 숙소에서 따로 지낸다고 했다. 남편과 서로 바쁜 생활 탓 때문이다.

이후 두 딸이 가게에 들르자 세심하게 식사를 챙기면서 “큰딸은 반려동물 미용사, 막내딸은 헤어 디자이너”라고 소개하고 필드하키 선배를 찾아 다시 하키 장비를 갖추고 후배들과 함께 경기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