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컨트롤타워’ 사실상 부재
경찰·지자체장·행안부 모두 대응 미흡
112신고 대응 늦은 ‘경찰 책임론’ 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용산구청장·행정안전부의 타임타인이 공개되면서 각종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 소재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경찰·지자체·정부까지 인파 쏠림에 대한 대응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이태원 사고 중앙대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발표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부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신고 후 약 2시간이 지나서야 최초 보고를 받았다. 재난안전 주부 부처인 행안부는 이태원 참사가 터지고도 33분이 지나서야 사고를 인지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지나갔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당일 즉각적인 대응을 한 부처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경찰청은 지난 2일 “윤 청장은 지난달 30일 0시14분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 전화로 최초로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첫 신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에 이뤄졌다. 신고 후 서울경찰청을 거쳐 경찰청으로 관련 치안 상황이 보고된 것은 1시간47분 뒤인 30일 0시2분이었다. 경찰은 참사 당일 112 신고가 쏟아졌음에도 현장 대응이 미흡해 비판을 받았다.
지자체 내에서 이뤄진 행사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도 참사 당일 현장 근처를 2차례나 지나갔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퀴논길’을 지난달 29일 오후 8시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지나갔다.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인 퀴논길은 사고 현장에서 184m가량 떨어져 있다. 이태원 대규모 인파가 몰려 있었음에도 그냥 지나친 이유에 대해서는 용산구청 관계자는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재난을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은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참사 소식을 접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19분 발송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긴급문자를 장관 비서실 직원을 통해 같은 날 오후 11시20분 처음 받고 사고의 발생을 인지했다. 이후 행안부 관계자와 통화로 사고 상황의 심각성 등에 대해 논의하고 1시간25분 후 이태원 사고현장을 방문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참사 전후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부처가 사실상 전무했던 셈이다.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발언한 행안부 장관, “평상시 주말 수준”이라 판단했던 용산구청장 발언을 보아도 참사를 미리 대비하지 못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참사 당일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봐도 사고 당일 오후 10시 이태원관광특구에는 5만7340명이 모여 ‘매우 붐빔’ 수준이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 수는 총 13만131명으로 이전 핼로윈에 비해 30%가량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 중에서도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은 경찰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와 112치안종합상황실은 참사 전 핼러윈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서울경찰청도 핼러윈 기간 치안수요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사 당일 경찰 기동대 등 경력이 투입되지 않았고, 쏟아지는 112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재난안전법 상 위험 징후가 있으면 행정당국이 위험 요인을 제거할 책임이 있다”면서 “신고 등 징후 발생 시 빠른 조치를 통해 대응 시스템이 빨리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inn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