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낵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印 빌 게이츠’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
“스탠퍼드 MBA 시절 부 과시하지 않아”
수낵 부부 총 자산 1조1864억원…아크샤타 인포시스 지분만 1조1212억원
아크샤타, 장기체류 외국인 지위 이용 탈세 논란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가 25일(현지시간) 신임 총리로 정식 취임하는 가운데, 재벌가 출신으로 영국의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오른 수낵 내정자의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데일리메일 등은 아크샤타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아크샤타는 미국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에서 경제학·프랑스어 공부를 마친 뒤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진학해 동갑내기인 수낵 내정자를 만났고, 이내 연인이 됐다.
더타임스는 당시 아크샤타가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이자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아크샤타가 결코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았기에 동료들도 그가 상속녀라는 것을 눈치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학교 동료였던 마리아 안기아노는 “MBA 첫해에는 그의 가족이 부유하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크샤타의 이런 생활 태도는 아버지 나라야나 무르티가 자수성가로 부를 이루기 전까지 궁핍에 시달려야 했던 가정사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성공하며 금전적으로 풍족해진 이후에도 자녀들이 행여 엇나갈까 매우 엄격하게 키우는가 하면, 공부와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집에 텔레비전을 두지 않기도 했다. 아크샤타는 “아버지는 카스트(인도의 계급제)가 잘못된 제도라고 믿었고, 우리 모두가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도록 했다”고 돌이킨 바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제조 대기업 타타에서 최초의 여성 엔지니어로 일했던 아크샤타의 어머니 수다 쿨카르니도 무르티 가문의 교육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MBA 졸업 후 헤지펀드의 러브콜을 받아 영국 런던으로 돌아간 수낵 내정자와 달리 아크샤타는 미국에 머물며 패션 부문 일을 지속하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패션 부문 사업을 시작한 아크샤타는 불과 3년 만에 실패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2009년 8월 인도 벵갈루루의 5겅급 릴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수낵 내정자와 아크샤타의 결혼식은 인도 부유층의 결혼식에 비하면 검소한 수준이었다고 알려졌다. 다른 부유층의 결혼식에 비해 신부나 어머니가 다이아몬드 장신구를 많이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낵 내정자가 총리에 임명되면 공식적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수반이 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이는 부인인 아크샤타의 엄청난 재력 덕분이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수낵 부부의 총 자산은 7억3000만파운드(약 1조1864억원)에 이른다. 아크샤타가 가진 인포시스 지분만도 6억9000만파운드(약 1조1212억원)다.
데일리메일은 “아크샤타는 찰스 3세 영국 국왕보다도 더 부유한 퍼스트레이디”라고 평가했다. 찰스 3세는 어머니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긴 개인 재산 5억달러(약 7172억원)의 대부분을 세금 없이 상속받은 바 있다.
아크샤타의 천문학적인 재산은 ‘내로남불’ 논란의 화근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남편인 수낵 내정자가 재무장관 시절 소득세에 해당하는 국민보험 분담금률을 1.25%포인트 올리는 등 증세에 나섰지만, 정작 자신은 해외 소득 수백만파운드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장기체류 외국인들에 대해 매년 일정한 금액을 납부할 경우 해외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송금주의 과세제(non-dom)’를 시행 중인데, 인도 국적인 수낵의 아내가 이를 근거로 세금을 크게 줄였다. BBC는 악샤타가 연간 약 3만파운드(약 4800만원)를 내고 약 210만파운드(약 33억원)의 세금 납부를 피했다고 추산했다.
결국 아크샤타는 외국인 지위를 포기하면서 “남편의 재무장관직과 나의 외국인 지위가 양립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에 대해 깨달았다”며 “영국 법의 공정성을 이해하며 나의 세금 문제가 남편과 가족에게 방해가 되거나 해가 미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