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통합발주 공고했다가 뒤늦게 입찰 취소

입찰 취소된 순천시청 신청사 현장 가보니...
순천시 장천동 신청사 부지.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추정금액 1384억원에 달하는 전남 순천시 신청사 입찰방식을 놓고 건설업체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지역에서는 대규모 공사인 신청사 건립을 놓고 대형 건설업체는 통합발주를 원하는 반면, 전기·통신 등 전문건설업계는 분리(개별) 발주를 주장하면서 대립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순천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신청사 시공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이달 14일까지 사전심사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었다.

신청사는 대지면적 2만6758㎡, 전체 건축면적 4만7048㎡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추정 공사비는 1385억원이다.

이 가운데 건축비는 1104억원(79.7%), 전기 141억원(10.2%), 정보통신 61억원(4.4%), 소방 79억원(5.7%) 등이다.

논란은 공사에 참여하는 방법을 놓고 업계 간 주장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공후식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회장은 "기술형 입찰의 대전제인 통합발주의 원칙이 변질, 훼손되고 있다"며 "분리 발주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 공기 지연, 하자와 책임 범위 논란, 시공 현장에서의 중대 재해 발생 우려 등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한국전기공사협회 광주시회 노정규 회장은 "전기·통신·소방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공정의 공사는 분리 발주를 하는 것이 대원칙으로 통합발주는 건설업계의 이익만 극대화 할 뿐이다"며 "대기업이 독식한 뒤 저가로 하도급하는 등 폐해가 적지 않다"고 반발했다.

순천시의 성급한 판단도 업계 간 갈등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천시는 애초 통합 발주로 공고를 했다가 마감 한 시간 전에 입찰을 취소한 뒤 추후 다시 공고하기로 했다. 시에서는 통합발주를 취소하는 대신 2~3개월 후에 분리발주로 재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관련법에도 통합 발주는 예외 사항인데다 지역 업체의 참여 기회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관련 규정을 검토한 뒤 재공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