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소비, MZ세대·여성층으로 확대

올해 상반기 위스키 시장, 전년 대비 40% 상승

저조한 주류 성장세(0.7%)와 대조  

위스키 중에서도 ‘고가 제품’ 판매량 많아

편의점, 슈퍼마켓 등 채널도 다양해져

“아저씨 아닙니다” MZ세대가 선택한 의외의 홈술 [식탐]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붉은 ‘와인’에서 이번엔 ‘위스키(whisky)’이다. 지난 2021년 역대 최대 수입량을 기록했던 와인에 이어 위스키 또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1년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5만 달러(한화 약 2511억 원)로,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 치솟는 물가에서도 올해 시장은 더욱 심상치 않다. 2022년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억2365만 달러(약 1770억 원)를 기록했다.

20대·여성층 ‘좋아요’…SNS용 하이볼 인기

“아저씨 아닙니다” MZ세대가 선택한 의외의 홈술 [식탐]
‘홈술’ 트렌드에 젊은 층의 위스키 소비가 높아지고 있다. [123RF]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는 다양한 연령층과 여성으로 확대된 소비자가 이끌었다. 조니워커 블루라벨· 발렌타인, 로얄 살루트 등 성공한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이제는 20·30대와 여성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편의점 GS25의 경우, 지난 8월 주류 강화 콘셉트 매장 ‘플래닛’의 희귀 위스키 판매 행사에서 새벽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소비나 음용 형태도 달라졌다. 선물용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주로 소비했던 위스키를 최근에는 집에서 음식과 페어링(음식 궁합)하며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 고가인 동시에 알코올이 높아 ‘무거웠던’ 위스키가 보다 ‘가벼워진’ 느낌이다. 음용 방법 또한 탄산수를 섞어서 가볍게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자의 개성대로 제조한 위스키 하이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감소세인 주류 시장에서 위스키 급성장…‘고가 제품’ 비중 높아

“아저씨 아닙니다” MZ세대가 선택한 의외의 홈술 [식탐]
올해 상반기 주류 시장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위스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다. [닐슨아이큐코리아 제공]

이러한 추세는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elsenIQ)코리아의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닐슨아이큐가 최근 발간한 ‘2022 상반기 FMCG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주류 시장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추이는 바로 위스키 카테고리에서 나왔다.

알코올이 낮은 주류 트렌드에 따라 국내의 올해 상반기 ‘무알코올 음용식품’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했으며, 청하류, 복분자주, 매실주 등 ‘저도주’ 음용식품 역시 동기간 판매액이 3.6%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세 보이고 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알코올 음용식품 시장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0.7%)이 지난해 성장률(15.2%)보다 크게 줄었다.

주류 시장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위스키의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올해 상반기 위스키 카테고리의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다. 이는 동기간 맥주 판매액이 2.9%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 주류에 속하는 위스키 중에서도 ‘초고가’ 및 ‘고가’ 제품 판매액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중저가 위스키의 판매액 비중은 18.7%에 그쳤으나, 고가 제품(54.1%)과 초고가 제품(27.2%)의 판매액 비중은 이보다 높았다. 특히 초고가 제품의 경우, 최근 3년간(2019~2022 상반기) 판매액 비중이 30% 내외를 웃도는 반면, 중저가 제품은 3년 연속 가장 낮은 판매액 비중을 차지했다.

편의점, 슈퍼마켓에서도 찾는다

“아저씨 아닙니다” MZ세대가 선택한 의외의 홈술 [식탐]
CU 편의점에서 위스키를 구매하는 모습(왼쪽), 지난 8월 GS25의 주류 강화 매장 '플래닛'의 '위-런(WHI-RUN)' 행사에서는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며 기다렸다. (오른쪽) [BGF리테일, GS제공]

구입하는 장소도 다양해졌다.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판매액 비중을 보인 채널은 ‘할인점’(59.9)이며, 두 번째 채널은 ‘편의점’(27.4%)이 차지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성장률이 높다. 상반기 대형마트의 위스키 매출액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7.4% 성장했으며, 슈퍼마켓은 57.7% 성장했다.

박재범 닐슨아이큐 리테일 사업본부 상무는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트렌드로 위스키를 다양하게 경험하는 문화가 생기면서 시장에서도 가격이나 제품의 폭이 확장됐다”며 “특히 편의점 내 구입과 스마트오더 서비스(온라인 주문후 편의점 수령)의 활성화가 위스키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아저씨 아닙니다” MZ세대가 선택한 의외의 홈술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