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계약 살펴보니
6억원 이하 거래 비중 월등히 높아
그중 78%는 10년 이상, 62%는 소형
“가격 급등에 양질의 주택 매수 어려워”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극심한 거래절벽이 계속되는 가운데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비교적 꾸준히 거래되는 분위기다.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디딤돌대출 등 낮은 금리의 정책대출 대상이 되고 실수요자 매수 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까지 완화 적용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층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수도권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 5만4146건 가운데 72.9%인 3만9457건은 6억원 이하 아파트로 파악됐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가 8408건(15.5%)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4271건(7.9%) ▷15억원 초과 2010건(3.7%)으로 고가 아파트일수록 거래량이 적었다.
거래된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대부분은 구축·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아파트값이 급등한 탓에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구축이나 주거 전용면적이 작은 경우 등으로 선택지가 좁아진 것이다.
올해 수도권의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계약 3만9457건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1~30년 이하가 1만5411건으로 39.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11~20년 이하 9067건(23.0%) ▷30년 초과 6446건(16.3%) ▷6~10년 이하 4836건(12.3%) ▷5년 이하 3697건(9.4%) 순이었다.
부동산R114는 “신축 주도로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6억원 이하로 거래할 수 있는 입주 5년 이내 아파트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면적별로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평형 거래비중이 62.1%(2만4506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중 전용 40㎡ 이하 초소형도 6961건으로 전체의 17.6%를 차지했다. 반면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 85㎡를 초과한 아파트는 1716건으로 4.3%에 불과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 올해 6억원 이하로 거래된 아파트를 살펴보면 대부분 연식이 오래됐거나 면적이 협소했는데 이는 6억원 이하로는 양질의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라며 “실수요에게 양질의 주택을 선택할 기회를 넓히기 위해 대출규제나 정책대출의 대상이 되는 주택가격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