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 속,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 0.15%↑
서울 집값 하락 1위 노원구, 월셋값만 역대급 상승
아파트·연립선 소형 중심으로 오름세 더 가팔라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전국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서도 월셋값은 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집값이 가장 많이 빠진 노원구가 월셋값은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으로 파악됐다.
잇단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집을 사거나 전셋집을 구하는 이들은 대폭 줄고, 대신 월세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셋값만 쉼 없이 뜀박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 포함) 월세가격은 전월보다 0.15% 올라, 지난 2019년 12월(0.03%) 이후 단 한 달도 빼놓지 않고 오름세를 지속했다.
월셋값은 매매·전셋값 흐름과 상관없이 ‘나홀로’ 상승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29%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전셋값 역시 0.28% 내려 3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오를 만큼 오른 전셋값이 더해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신규 전세를 찾는 수요가 대폭 줄고,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면서 월셋값 강세가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임대차시장에선 올해 4월부터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앞지르면서 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태다. 전체 전·월세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들어 7월까지 누계 기준 51.5%로, 전년 동월보다 9.2%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서울에선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가파른데, 오히려 월셋값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특히 노원구는 지난달 25개 자치구 중 집값(-0.84%)이 가장 많이 떨어지고, 월셋값은 가장 큰 폭(0.29%)으로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노원구의 지난달 월셋값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노원구에 이어 동대문구(0.22%), 마포구(0.17%), 도봉구(0.16%) 등도 월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으로 조사됐다. 서초·강남구(0.06%), 송파구(0.07%) 등 강남권보다 강북권에서 월셋집을 구하는 세입자가 체감하는 상승폭이 훨씬 컸던 것이다.
월세 유형별로는 사실상 전세에 가까운 준전세(0.04%)보다는 순수월세(0.21%)와 준월세(0.18%)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월세는 보증금액 규모에 따라 월세(월세 12개월치 미만), 준월세(월세·준전세의 중간영역), 준전세(전세금의 60% 초과)로 나뉜다.
주택 유형·규모별로 보면 아파트는 ‘전용 40㎡ 초과~60㎡ 이하’(0.30%), 연립주택은 ‘전용 40㎡ 이하’(0.10%)에서 월셋값이 가장 많이 올라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