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硏, 분자 모델링 기반 합성생물학 기술 활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미생물 세포로 고부가가치 의약품 소재의 고효율 생산에서부터 소재 맞춤형 저장까지 올인원 공정이 가능한 ‘비스포크(BESPOKE) 인공세포 소기관’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주영 박사, 포스텍 오승수·손창윤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바이오 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의약품 소재 생산 및 고집적 저장을 위한 인공 ‘지질방울 소기관’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질방울 소기관이란 세포 안에서 과잉 생산되는 지방의 축적·저장 기관을 말한다.
기존 바이오 분야 연구의 취약점인 생명현상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의한 불확실성, 기술개발 소요 기간, 그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예측가능한 고성능 세포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화학연-포스텍 공동 연구팀은 분자 거동을 정밀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맞춤형 인공 세포를 활용한 고부가 가치 의약품 소재 생산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실제 미생물 세포를 인공적으로 디자인하고 재설계했다.
그 결과 인공 미생물 세포가 생산하는 ‘스쿠알렌’, ‘지아잔틴’ 등 바이오 의약품 소재 및 헬스케어 소재의 고집적 저장에 최적화된 ‘지질방울 소기관’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방 및 지질 등의 지용성 분자는 구조적 특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용성 분자와 세포 내 지질방울 소기관과의 물리화학적 상호작용과 세포 내 움직임을 컴퓨터 기반 분자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하고 그 구조적 특성에 따르는 독특한 저장 메커니즘을 새롭게 밝혀냈다.
지용성 분자는 기름 방울 속에 잘 녹아들어간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소수성 결합을 통해 ‘지질방울 소기관’ 표면과 1차적으로 상호작용하더라도, 지용성 분자의 형태적 다변성에 따라 지질방울 내부로 침투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지용성 분자의 구조적 저장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미생물 세포 내 지질방울 소기관 생성 기작을 인공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유연-웜형 분자용 소기관 내부 크기를 극대화하고, 강성-막대형 분자용 소기관 표면적을 극대화한 소기관을 각각 개발해 맞춤형 인공 미생물 세포를 생산했다.
이러한 맞춤형 저장이 가능한 ‘지질방울 소기관’ 기술로 인공세포 저장 능력을 30배 이상 향상시켜, 세포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의료용 지용성 분자 생산에 최적화된 차세대 인공 미생물 세포 개발 기술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영 박사는 “바이오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살아있는 세포를 산업적 니즈에 맞게 맞춤형으로 디자인하고 인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 기술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패권시대에 과학기술 주권 국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호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