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세계 각국의 장애인 골퍼들이 겨루는 US어댑티브오픈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처음 개최된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8일(미국시간)부터 20일까지 3일간 하루 18홀씩 54홀 경기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에서 미국 29개주를 포함한 11개국의 15~80세 남녀 골퍼 96명이 출전해 겨룬다고 발표했다. 최연소 출전자는 미시건주 허드슨빌의 15세 소피아 하워드이며 최고령은 버지니아주의 80세 주디스 브러시다. 96명의 선수 중 20명은 여성이 차지했으며 절반은 미국 선수가 포함됐고 평균 나이는 40세이다. 미국 외에는 캐나다 7명이고 한국에서는 4명으로 많이 출전한다. 이밖에 일본과 스웨덴이 3명씩, 벨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명씩, 아르헨티나, 영국, 아일랜드, 멕시코에서 한 명씩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발달 장애 선수인 이승민(사이먼 리 25), 이양우 씨와 다리 장애 분야의 의족 골퍼 한정원(52), 박우식(64) 씨가 출전한다. 발달 장애 3급인 이승민 선수는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이듬해 코리안투어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컷을 통과했다. 또 지난 5월의 KPGA 코리안투어 제12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 진출전에도 출전했고, SK텔레콤오픈도 공동 44위로 마친 바 있다.
한정원 씨는 2013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한 선수로 경기 용인시의 기흥고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의수족 전문 기업 오토복의 한국지사인 오토복 코리아가 한 선수의 출전을 응원해 2020년부터 선수의 훈련비 지급과 의족 후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 선수는 2018년 세계 장애인 골프대회에서 우승했고, 작년에는 비장애인과 동일한 자격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채리티오픈에도 출전했다. 군 복무 중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박우식 씨는 2016년 월드일본오픈챔피언십에 출전해 금메달, 2018년 USA그랑프리챔피언십 은메달 등 다양한 장애인 골프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딴 골퍼다. 그는 지난 2019년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중앙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을 위해 시작한 골프가 이제는 생활에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 됐다. 이밖에 출전 선수 중에는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진 이도 있다. 지난 2009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63세의 켄 그린은 1980년대 후반에 5개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1989년 미국 라이더컵 팀에서도 활동했었다.
2018년 USGA로부터 밥 존스 상을 수상한 데니스 월터스(73)는 올해 출전자 중 두 번째로 나이 많은 선수다. 그는 전 세계 골프 애호가를 즐겁게 한 트릭샷 전시로 유명하다. 또한 23세의 에이미 보커스테트는 3년 전 피닉스에서 열린 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 개리 플레이어와 함께 파3 홀을 플레이했던 선수다. 에이미는 자신의 다운 증후군 및 기타 지적 장애가 있는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내가 이걸 집었어’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출전한 96명의 선수 모두는 제각각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출전하는 선수들은 USGA에서의 다른 오픈에서와는 달리 4인조로 그룹화되어 나간다. 주어진 홀에서 최대 2배의 점수(파4 홀의 경우 8점)가 적용되며 플레이어의 장애 범주에 따라 여러 티잉 그라운드가 사용된다. 각 그룹에는 벙커 레이크, 디봇 교체 및 볼 마크 수리와 같은 코스 관리 작업을 돕기 위해 플레이어 보조자가 할당된다. 3일 대회 결과 남녀 최저 득점자 두 명이 수요일 오후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