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이트’ 신임투표서 기사회생
찬성 211표 vs 반대 148표 던져
존슨 총리 지지 호소에도 여론 악화
영국인 54% ‘국정운영 부정적’응답
2024년 보수당 ‘총선 승리’ 악재로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수시로 파티를 열어 뭇매를 맞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당내 신임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의 지도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6일(현지시간) ‘파티게이트’로 당내 신임투표에 부쳐진 존슨 총리는 찬성 211표, 반대 148표를 얻어 아슬아슬하게 총리직을 지켜냈다. 과반 지지인 180표 이상을 얻은 그는 향후 12개월간 불신임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 불신임표가 41%에 이를 만큼 존슨 총리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정치적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찬성표를 던진 보수당 의원들도 존슨 총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존슨 총리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의 4월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9%를 기록하며 경제난을 맞은 가운데 당내에서는 존슨 총리가 이를 해결할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2024년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문제 외에도 에너지 안보, 브렉시트,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존슨 총리가 낮은 지지율로 국정 운영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제2의 테레사 메이’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018년 불신임 투표에 부쳐졌던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 전 총리는 존슨 총리보다 높은 비율인 찬성표 63%를 얻었지만, 6개월 후 자진 사임했다.
존슨 총리를 향한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영국인의 54%가 존슨 총리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신임 투표 결과에 대해 “설득력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 보수당이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표 전 의원들 앞에서 생활비·세금 인하를 약속하며 “다음 선거에서 다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차관은 존슨 총리의 뒤늦은 호소에 “그의 연설은 일부 의원들의 마음을 흔들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여·야 의원 모두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영국 재무부 차관을 지내고 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한 제시 노먼 보수당 의원은 같은 날 존슨 총리의 정책적인 우선순위가 “심히 의심스럽다”며 “그가 재임하는 것은 보수당을 지지하고 대표하는 수만명의 사람들과 유권자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슨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당은 분열됐고, 시민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보수당은 소속 의원 359명 중 15%인 54명 이상이 총리 불신임 의사를 밝히면 신임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인 ‘플래티넘 주빌리’에 참석한 존슨 총리 부부에게 야유가 쏟아지자, 민심을 인지한 그레이엄 브래디 1922위원회 위원장은 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 진행을 발표한 뒤 5일 존슨 총리에게 투표 개시를 알렸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