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나다
“(버려지는 공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가능성을 보고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켜야 하고, (이곳을) 리프로그램(Reprogram) 할 수 있는 도시로 인식해야 한다.”
삭막했던 대도시, 미국 뉴욕을 관통하는 고가철도를 도심 속 산뜻한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건축가 황나현이 도시재생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나현 코넬대 건축과 객원교수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의 네번째 세션, ‘도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나다’의 연사로 나와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창조하기 위해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의 인식전환을 제안했다.
황 교수는 도시재생과 관련해 “서로 조화를 잘 이루지 못하는 공간은 버려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도시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변하고 있고 버려지는 공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도시를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건축물은 단편적인 것이 아닌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건축물을 만들어야 도시 전체를 재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많은 도시들이 리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며 “많은 도시들의 개발 주기가 끝날 때 즈음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도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한다. 도시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최근 서울시의 도시고가 재생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뉴욕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하이라인 파크’ 등 다양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작은 프로젝트들도 도시재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백남준박물관을 예로 들기도 했다.
하이라인 프로젝트 디자인에 참여했던 그는 프로젝트를 총괄한 제임스코너필드오퍼레이션스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사내 설계총괄을 맡았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디자인 팀 전체의 설계작업 총괄을 맡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고민했던 것은 도심의 인프라였다. 황 교수는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며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으로 도심 인프라의 재생과 융합을 꼽았고 말했다.
강연 직후 이어진 질의ㆍ응답 시간엔 최근 국내 공공정책과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하이라인은 설계과정에서 주민과 시당국, ‘하이라인의 친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했고 긴 설계과정을 통해 프로젝트가 이뤄졌다”며 “장기적 관리의 문제는 모두 의논을 거쳤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