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벨기에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
아름다운 옷은 균형이 가장 중요 반드시 새로울 필요는 없어 오히려 난 클래식한 것이 좋아
로샤스, 니나리치, 띠어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무채색 계열의 중성적인 테일러링과 우아한 실루엣으로 ‘다크 로맨스(Dark Romance)’ 감성이 넘치는 옷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 컨템포러리 패션의 이단아, 테리우스를 닮은 잘생긴 외모….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37)를 수식하는 말들은 무궁무진하다. 26일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세번째 세션에서 데스켄스는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연 무대에 올랐다. 이날 강연과 이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특유의 느릿한 목소리와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으로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예의 윤기나는 검은색 긴 머리에 블랙 재킷을 입고 등장한 데스켄스는 지난 십여년간의 컬렉션을 슬라이드로 직접 보여주면서 자신만의 패션 철학과 작업 과정에 대해 1시간동안 열띤 강연을 펼쳤다.
그는 “디자이너는 혁명의 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하우스들과의 작업을 예로 들면서 “파리에서는 꾸뛰르(오뜨 꾸뛰르ㆍhaute couture)를, 뉴욕에서는 좀 더 다가가기 쉬운 실용적인(Accessible) 옷을 연구했다. 나는 매번 어마어마한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패션 철학에 대해서는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 아름다운 옷이 반드시 꼭 새로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는 클래식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션이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패션 그 자체가 아니라 패션에 대해 열린 생각(Open-minded)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패셔너블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패션에 대한 열린 생각,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갖고 있기에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올 6월 띠어리를 떠난 이후 최근까지 베일에 싸인 행보에 대해서는 신중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는 “패션과 관련된 좀더 예술적인 도전(Artistic Approach)을 위해 휴지기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도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고려 중이며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디자인과 즐겨 입는 패션이 최근의 트렌드인 ‘놈코어(Normal과 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와 유사하다는 질문에 대해 데스켄스는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보여주면서 “이 재킷은 나의 스튜디오에서 일했던 인턴이 나를 위해 특별히 제작해 준 것이다. 안쪽에는 그가 내게 쓴 편지가 핸드메이드 자수로 새겨져 있다. 나에게는 놈코어가 아닌 매우 특별한(Special) 재킷”이라면서 유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