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시글에 또 ‘햄스터 십자가’ 사진 등장
동물보호단체, 동물학대 혐의로 작성자 고발
동물학대 게시글은 올리기만 해도 처벌 대상
“학대 게시물로 수입 얻기도…처벌 약해” 지적
김민석 의원 ‘동물학대 게시물 금지’ 법안 발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하루 3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햄스터를 학대하는 사진이 또 올라와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사진이 담긴 게시 글을 올린 학대범을 경찰에 고발했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시민단체 동물권단체 케어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햄스터 학대 사진을 올린 성명불상자 A씨를 경찰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햄쏘우’라는 닉네임을 쓴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디씨)에 나무 젓가락으로 만든 십자가에 햄스터를 묶은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은 올라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된 상태다. 케어는 사진 속 IP 주소와 닉네임을 근거로 고발했다.
또 다른 동물권단체 카라도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5일 카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받아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케어는 지난 2월 15일 지속적인 동물 학대 게시글이 올라오는 것과 관련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를 동물학대 행위 방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강남서는 김 대표에 대한 방조 혐의 적용 가능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하는 등 수사하고 있다.
케어의 박소연 활동가는 “디씨는 타 사이트와 달리 익명성 때문에 동물학대 게시 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난다”며 “VPN(가상 사설망)을 통한 IP 변경을 금지하거나 실명 인증을 하게 하면 이런 일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학대 범죄 처벌이 강화돼도 학대는 일어난다”며 “이용의 대상이 아닌 생명으로 인지하도록 제대로 된 존엄성 교육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동물 학대 행위를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을 판매·전시·전달·상영하거나 인터넷에 게재한 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권유림 법무법인 율담 변호사는 “직접 학대하지 않았어도 동물 학대 사진을 업로드해도 처벌 대상”이라며 “학대 사진 등으로 유튜브 등에서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굉장히 약하게 처벌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물학대 촬영물 인터넷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돼 동물 학대 행위가 구체화됐으나 처벌 기준은 아직 그대로”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동물 학대 행위와 학대 촬영물을 인터넷 상에 게시하는 행위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학대를 포함한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는 지난해 1000건을 돌파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는 발생 건수는 1071건으로, 이 중 688건(64%)만 피의자가 검거된 상태다.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는 ▷2017년 398건 ▷2018년 531건 ▷2019년 914건 ▷2020년 992건으로 발생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