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1분기 영업익 전분기 대비 약 60%↓…2분기에 반영될 듯

삼성도 부여잡는 ‘네덜란드 이것’, 이익 반토막에도 ‘방긋’ 이유는? [비즈360]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1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장사가 너무 잘 돼 생긴 일이라니...”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선두인 삼성전자와 TSMC의 최고 수준 기술 구현에 필요한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60%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급격한 이익 감소세에도 ASML 측은 문제 없다는 분위기다. “ASML의 제품은 최종 테스트를 안 해도 되니, 반도체 제조 공장에 설치부터 해달라”는 등 고객사들의 요구로 인해, 1분기 회계상 영업이익이 오히려 지난해 4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착시 현상’이 나타났단 설명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올해 1분기 매출 35억3400만유로(약 4조7500억원), 영업이익 7억8400만유로(약 1조500억원)를 기록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29.1%, 영업이익은 61.3% 감소했다.

이에 대해 ASML 측은 첨단 공정용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제품 등에 대해 고객사에 대한 납기 기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이같은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SML은 고객사 요청으로 납기 기간을 줄이기 위해 생산 공장 검사 단계를 일부 제외했다고 한다. 고객사들이 ASML 장비를 좀 더 빨리 납품받기 위해 서두르면서 해당 장비에 대한 최종 공장 테스트 없이 먼저 물건을 고객사에 보내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SML은 신제품의 모든 검증이 끝나기 전에 고객사 공장에 직접 관련 장비 시스템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경우 회계상 수익을 인식하는 시점이 장비를 판매하기로 한 시점이 아니라 해당 장비를 받은 고객사들이 배송받았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는 날짜가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ASML의 장비 판매를 수익으로 인식하는 시점이 기존보다 늦춰지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익으로 잡히는 시점만 늦어질 뿐, 넓게 보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1분기에 반영되지 못한 영업이익은 2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고객사들이 시장 수요를 그만큼 못 따라가고 있기에, ASML에게 빠른 장비 설치를 요청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ASML은 1분기에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 NA 장비를 다수 수주했다고 밝혔다. 하이 NA 장비는 EUV 노광 렌즈 수차(NA)를 0.33에서 0.55로 끌어 올려 적은 횟수로 보다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2024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인텔이 ASML 하이 NA 장비를 선 주문한 상태다. 1분기 수주 성과에 따라 추가 고객사 확보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역별로는 중국 매출 비중(34%)이 전분기(22%) 대비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리드타임이 짧은 불화아르곤 이머전(ArFi) 노광장비 판매가 선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이 29%, 대만이 22%로 뒤를 이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는 “ASML 시스템(장비)에 대한 수요가 회사 생산 능력을 상회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ASML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공장 사이클 타임을 단축해 고객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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