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찾는 MZ세대 급증이유는… ‘골린이’ 울리는 골프엘보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골프 붐이 일면서 20~30대 ‘골린이’들이 늘고 있다. 덩달아 잘못된 스윙과 무리한 연습으로 인한 골프엘보 등 관절질환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흔히 골프엘보로 불리는 내측 상과염은 팔꿈치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힘줄이 반복적으로 파열 및 손상되어 염증이 생기는 ‘과사용 증후군’의 하나다. 꼭 운동선수나 골프를 자주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주부처럼 손과 팔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팔꿈치 안쪽 부위에 시큰거리는 통증과 함께 뻐근함, 저리는 느낌이 동반된다. 손목을 굽힌 상태에서 팔꿈치 안쪽 튀어나온 뼈 부분을 누르면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또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팔을 살짝 비틀거나, 식사 시 젓가락을 쥘 때 손목을 사용하면서 통증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팔꿈치 질환이라도 테니스엘보(외측 상과염)의 경우는 팔꿈치 바깥쪽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질환 초기엔 통증이 느껴졌다가 금방 사라지고 통증 강도도 약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이 점점 심해져 팔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고 밥을 먹거나, 세수를 하는 등 일상적인 동작도 어려워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과 어깨충돌증후군도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관절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힘줄로, 팔이 회전할 때 어깨관절을 붙잡아 팔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부위가 파열되면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팔 움직임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게 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어깨봉우리)과 팔뼈(상완골) 사이가 협소해지면서 어깨견봉과 어깨힘줄(회전근개)이 서로 충돌해 극심한 통증과 운동제한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골프엘보나 테니스엘보 등은 만성적이고 퇴행적인 질환인 만큼 오래 방치하면 만성화 되어 치료와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질환 초기라면 충분한 휴식과 보호대 착용,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비수술 요법을 시행하여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각한 상태라면 내측 상과의 뼈돌기를 제거하고 힘줄을 봉합하기도 한다. 만성 손상인 경우 손가락이 저린 사람도 있는데 이럴 경우는 팔꿈치 내측으로 가는 척골 신경의 압박을 풀어주는 신경 감압술을 하기도 한다.

골프엘보를 예방하고 오래 골프를 치고 싶다면 연습이나 라운딩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팔꿈치에 무리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바른 자세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후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통증이 느껴질 땐 냉찜질 후 보호대를 착용하고 손목의 과한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추벽 증후군이나 팔꿈치 관절내의 연골 손상이 발생하는 골프 손상은 골프엘보라고 하지는 않지만 골프 운동에서 많이 나타나는 손상이다. 일반적인 골프엘보와는 다르게 팔꿈치의 바깥쪽에 나타나며 테니스엘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팔꿈치를 펴서 힘을 줄 때 아프고 구부리고 힘을 쓰면 아프지 않거나 덜 아프다. 이럴 때는 주사 치료나 물리 치료를 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정밀 검사를 하고 관절내시경시술을 받아야 한다.

수원 에스서울병원 정형외과 강지호 원장은 “빨리 골린이를 탈출하고 싶다는 욕심에 통증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무리를 할 경우 증상이 악화돼 골프를 1~2년간 쉬어야 될 수 있다”며 “치료가 빠를수록 회복도 빠르고 예후도 더 좋아지는 만큼 초기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