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갑자기 2000원 껑충, 말이 돼?” 티빙 요금 인상, 알고보니 [IT선빵!]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서울 체크인' 중 한 장면. 티빙은 오는 31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앱 결제 가격을 15%가량 인상한다.

[헤럴드경제=박지영·홍승희 기자] “갑질은 구글이 했는데… 부담은 소비자 몫!”

국내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티빙이 인앱 결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는 4월부터 적용될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때문이다. 구글이 다음달 1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유통하는 게임·웹툰·OTT업체들에 최대 30%의 수수료를 매긴다. 정부의 견제책에도 구글은 온갖 ‘꼼수’를 동원해 외부 결제를 막고 있다. OTT를 시작으로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적인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 인앱 결제 가격 최대 2900원 인상

24일 티빙은 이달 31일부터 구글 인앱결제 가입자에 한해 월정액 요금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티빙 월정액 구독요금제는 다음달 기존 베이직 7900원에서 9000원, 스탠다드 1만900원에서 1만2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기존보다 13.92~15% 인상된 금액이다. 단 PC·모바일웹·스마트TV의 이용권 페이지에서 이용권을 구매할 시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다.

[단독] “갑자기 2000원 껑충, 말이 돼?” 티빙 요금 인상, 알고보니 [IT선빵!]

구글 인앱결제 요금이 인상된 반면 애플 앱스토어 인앱결제 요금은 인하됐다. ▷베이직 월 1만2000원→9000원 ▷스탠다드 월 1만6000원→1만2500원 ▷프리미엄 월 2만원→1만6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구글 인앱결제 가격이 인상된 만큼 원래 가격이 더 비쌌던 iOS 인앱결제 가격을 낮춰 통일성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구글보다 먼저 인앱 결제에 최대 30%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앞서 웨이브 또한 구글 인앱결제 가입자에 한해 월정액 요금을 15%만큼 인상했다. 기존 베이직은 7900원→9300원, 스탠다드는 1만900원→1만2900원, 프리미엄은 1만3900원→1만65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인상 전 가격은 양사가 동일했으나 인상 후 가격은 티빙이 약간 더 저렴하다.

구글 갑질 여파…콘텐츠 요금 줄인상 우려

국내 OTT의 잇따른 요금 인상은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 여파다. 구글은 2020년 7월 게임 콘텐츠에 한정돼 있던 해당 정책을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플레이스토어 적용 일은 오는 4월 1일부터다. 다만 앱 서비스 사업자와 소비자의 반발로 수수료율은 변경했다. ▷게임 30% ▷일반 구독 콘텐츠 15% ▷웹툰·전자책·음원 10%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OTT 서비스는 일반 구독 콘텐츠에 해당돼 인앱 결제 시 15%의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단독] “갑자기 2000원 껑충, 말이 돼?” 티빙 요금 인상, 알고보니 [IT선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구글 본사. [로이터]

한국 정부가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막기 위해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까지 통과시켰지만 역부족이었다. 해당 개정안은 구글 앱마켓에서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구글은 ‘제3자 인앱 결제’라는 ‘꼼수’로 사실상 인앱 결제를 강제했다. 인앱결제와 더불어 인앱결제 내 3자 결제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수수료는 인앱결제 대비 4%포인트가량 인하됐지만 최대 26%에 달하는 ‘고액 통행세’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외부 링크나 앱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도 허용하지 않는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4월부터 앱 업데이트를 금지하고, 6월 1일까지 변동이 없는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모두 삭제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은 상태다.

업계는 구글 정책에 대응해 요금제를 수정하고, 외부 결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안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앱을 통해 OTT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 요금제를 변경하는 소비자는 웹·PC 결제 대비 비싼 가격에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이 앱 내에서 별도 결제 수단 안내나 아웃링크를 제한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OTT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결제 주기가 1개월인 구독 서비스보다 수시로 결제가 발생하는 웹툰·웹소설업계가 더 큰 문제다. 가격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