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민에 공중정원 선물한‘ 마술사’ 황나현 코넬대 교수

건축가 황나현<사진>은 삭막했던 미국의 대도시 뉴욕에 하늘 위 멋진 공중정원을 선물한 ‘마술사’다.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던 고가철도가 시민들의 휴식과 생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 개념의 확장, 각 분야의 협력과 융합 덕분이었다. 황나현 건축가 겸 코넬대 교수는 ‘무한한 디자인의 영역’을 한데모아 하나로 풀어냈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하이라인 파크’였다.

황 교수는 하이라인 프로젝트를 맡았던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에서 설계 총괄(2004~2007)을, 이후 디자인팀 전체의 설계작업 총괄(2007~2010)을 맡아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하이라인 파크는 최근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표면적으로 상반돼 보이는 가치들을 설득력 있는 설계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 프로젝트준비 중 가장 역점을 뒀던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단순한 복원이나 개발이 아닌, 도시의 과거와 미래,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들을 반영할 설계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조직 등 여러 분야를 조율하고 융합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빗물을 사용하는 관개 방법이나 재활용된 견고한 재료를 사용해 유지비용을 낮추는 등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좋은 예”라고 밝혔다. 특히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존 도시의 구조물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공간 창조에 효율적인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을 하이라인 파크의 의미로 꼽았다.

황 교수는 하이라인 파크 외에도 백남준도서관, 쉐비-인-더-홀(Chevy-in-the-Hole), 리프로그래머블 시티(Reprogrammable City)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작업을 통해 “설계의 중심에 현존하는 공간과 도시, 구조 및 거주하는 사람들을 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여기서 새로운 경험과 통찰력을 얻는다고 했다.

이번 헤럴드디자인포럼2014는 그의 귀중한 경험과 생각들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황 교수는 “디자인이 사회로부터 단절된, 미적인 경험만을 다루는 장르라는 오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현재 가장 필요한 디자인 개념의 확장은 디자인과 사회와의 연계성을 다시 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디자인의 ‘확장’이라는 개념에 방점을 찍으며 “많은 디자인 분야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서로 협력, 융합함으로써 공공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강연은 그의 이런 생각들을 더욱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때가 ‘현재’라는 황 교수. 그는 “운 좋게도 렘 콜하스, 제임스 코너, 스탠 앨런, 헤르조그 & 드뫼롱 등 주요 사상가들과 설계가들의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공간의 측면과 범위, 방법론들을 접할 수 있었다”며 바로 ‘지금’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의욕적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