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준 예비후보 등록자 774명 중 489명 국힘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 공식화…오세훈도 연임 도전

이혜훈은 충북지사·서범수는 울산시장 출마 시사

황상무 전 앵커도 강원지사 출마 선언 내놓기도

공천 경쟁 ‘불꽃’ 튈 듯…국민의당 합당은 ‘변수’로

대선 끝, 지방선거 앞으로…고무된 국힘, ‘출마 러시’ [정치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나자마자 오는 6월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로 정치권이 분주하다. 특히, 대선 승리를 거머쥔 국민의힘에서는 출마 예정자들이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지방선거가 대선 종료 후 3개월 내에 치러짐에 따라 ‘윤석열 당선’의 여세를 몰아 지방 권력까지 탈환하겠다는 기세다.

고무된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 등록수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774명 가운데 60%가 넘는 489명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도지사 선거(17개 선거구)의 경우 현재까지 등록한 26명의 예비후보자 중 12명이 국민의힘이다. 구·시·군의 장선거(226개 선거구)는 등록을 마친 232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195명에 달했다. 시·도의회의원선거(737개 선거구)에서는 160명의 예비후보자 중 국민의힘이 119명, 구·시·군의회 의원선거(1035개 선거구) 역시 356명의 예비후보 등록자 중 국민의힘이 163명이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지난달 1일, 기초단체장은 18일 이미 시작됐지만, 각 당은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지방선거 출마자의 개별 선거운동을 제한해왔다. 그러다 대선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 ‘출마 러시’가 시작된 셈이다.

대선 끝, 지방선거 앞으로…고무된 국힘, ‘출마 러시’ [정치쫌!]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중량급’ 정치인들도 속속 출마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당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신이 만든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우여곡절 끝에 정권교체가 됐다. 중앙정치는 윤석열 당선자에게 맡기고 저는 하방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제가 할 일은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하방을 결심하게 됐다”며 “10년 전 경남지사로 하방할 때보다 한결 맘이 편한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3선 시장을 노리는 권영진 현 대구시장 등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7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일찌감치 4선 도전 의지를 밝힌 상태다. 오 시장은 “아마 제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안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해 선거를 치를 때도 5년 한다는 것을 전제로 계획을 세웠고 그 점에 의문을 가진 시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전 의원의 경우 충북지사 출마를 시사하고 나섰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0일 충북 언론에 배포한 ‘공정경제특별도 충북을 꿈꾸며’라는 글에서 “충북 곳곳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하는 동안 수도권의 발전상과는 달리 충북의 발전 시계는 아주 느리고 소외돼 왔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충북의 발전을 위한 길에 이혜훈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충북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다. 제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 전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 선거대책본부에서 총괄 기획특보단장으로 활약했다. 충북지사 후보로는 이 전 의원 외에도 아버지 고향이 충북 영동인 나경원 전 의원,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선 끝, 지방선거 앞으로…고무된 국힘, ‘출마 러시’ [정치쫌!]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 [이혜훈 페이스북]

이준석 당대표의 비서실장직을 맡아왔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군)은 전날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내려놓으며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서 의원은 다음주 중으로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직하고자 한다“며 ”이준석 대표님을 모시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게 되어 참으로 영광이었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며 “곧 여러분들께 소상히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도 울산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부의장은 지난 10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호가 막 출범해 거대한 발걸음을 내디디려 하는 지금이 울산의 위기를 돌파할 절호의 기회”라며 “울산의 미래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위해 오는 6월 1일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황상무 전 KBS 앵커는 강원지사 출마 선언을 내놨다.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에서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던 황 전 앵커는 전날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의 위기를 극복하고, 수도권에 에너지와 물을 공급하는 생명의 보고로 가꾸는데 몸을 바칠 각오로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국민의힘 인사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방선거 출마자를 대상으로 적격성평가(PPAT)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될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이 변수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전격 단일화를 발표하며 “인수위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